먹거리, 국민 생명·안전 직결…헌법으로 농업 보호해야 마땅

입력 : 2019-01-16 00:00 수정 : 2019-01-16 23:53
농업가치의 헌법반영은 새해 농업계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사진은 농협중앙회가 2017년 11월 ‘농업가치 헌법반영 국민공감운동’ 결의대회를 갖고 100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한 모습.

2019년 농정 어젠다 Q&A (4)농업가치 헌법반영

헌법에 농업 지원의무 담아야

법률 제정·정책 만들 수 있어 스위스 등 선진국선 이미 시행

여야, 농업가치 헌법반영 찬성 개헌 성사되면 급물살 탈 듯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농업을 뒷전으로 물리는 모양새다. 이에 국가의 최상위법인 헌법에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그에 따른 국가의 지원의무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새해를 맞아 개헌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농업가치 헌법반영’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란.

▶농업의 일차적 역할은 식량공급이다. 하지만 농업은 농업 생산과정에서 식량공급 외에 다양한 긍정적 가치를 창출한다. 논과 밭은 빗물을 저장해 홍수를 조절하는 데 기여하고, 농작물은 광합성을 통해 우리 몸에 해로운 탄산가스를 흡수하는 대신 산소를 방출한다. 이렇게 농업은 식량 생산기능 외에도 토양보전과 수자원 함양, 생물다양성 유지, 농촌사회 유지, 국토 균형발전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관련한 논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98년 농업각료회의에서 농업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인정하고 이를 회원국들이 추구해야 할 공동목표라고 선언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식량안보 ▲환경적 기능 ▲경제적 기능 ▲사회적 기능 ▲문화적 기능 등 5개로 세분화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 왜 헌법에 농업가치가 담겨야 하나.

▶헌법은 국가 법질서상 최상위 규범이다. 농업·농촌의 가치와 그에 따른 국가의 지원의무를 헌법에 담으면, 국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법률을 만들고 정책을 시행할 책무가 생긴다.

농업가치의 헌법반영은 단순히 농민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의 존립과 관련된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식량안보와 생태보전 등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얻는 것이 큰 만큼 헌법 차원에서 농업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식량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농업의 수요자는 국민이며, 먹거리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으로 직결된다. 이 모든 것들이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헌법에 담아야 하는 이유다.



- 선진국들의 헌법은.

▶선진국들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고자 농업 지원이 필요하다는 정당성을 헌법에 담고, 이를 근거로 농업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스위스의 ‘연방헌법 제104조’가 대표적 사례다. 스위스는 헌법에서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식량공급 ▲천연자원 보존과 농촌경관 유지 ▲농촌인구 유지로 명확히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는 농업직불제를 통해 농민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불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제공하는 주체가 바로 농민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건 없이 주어지는 보상은 아니다. 농가가 직불금을 받으려면 농약이나 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등 환경자원 보호를 위한 의무준수 조항을 이행해야 한다. 환경친화적인 농업을 통해 후세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 국내의 논의 동향과 앞으로의 전망은.

▶2017년 뜨거웠던 개헌 국면에서 농업계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농업의 가치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민도 농업계와 뜻을 함께했다. 2017년 11월 농협이 ‘농업가치 헌법반영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한달여 만에 1153만8570명의 서명을 받았다.

농업계의 강력한 요구와 국민적 지지는 여야의 동참도 이끌어냈다. 여야 각 당이 마련한 자체 개헌안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발의한 개헌안에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명시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 조정 등 권력구조 개편을 두고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기한 내 의결이 무산됐고, 대통령 개헌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농업가치 헌법반영의 관건은 개헌 성사 여부에 달렸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농업가치 헌법반영은 여야가 뜻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개헌만 성사된다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헌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이 아닌 만큼 농업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더 넓혀야 할 때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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