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 못 키운 채 날린 예산…‘12.5% 삭감’ 부메랑

입력 : 2018-10-29 00:00 수정 : 2018-10-29 23:54

2019년 농식품부 예산안 들여다보니 (6)친환경농업직불금

매년 불용예산 만들면서 농식품부, 10% 증액 요구 재정당국선 삭감으로 응답

외국선 유기농업 성장하는데 우리나라 인증농가수

2014년 6만8389농가서 2017년 5만9423농가로 감소

친환경농업직불금 단가 증액 생산기술 개발·소비대책 필요
 


2019년도 친환경농업직불금 예산이 올해에 비해 크게 쪼그라들 위기에 처했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친환경농업직불금은 381억1000만원으로 올해(435억4500만원)에 비해 12.5%나 ‘칼질’을 당한 상황이다. 친환경농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사용하지 못하고 불용되는 직불금 예산이 늘어나자 재정당국이 편성단계부터 예산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다소 늘어날 수도 있으나 친환경농업이 활성화하지 않는 한 불용예산만 늘어나는 결과가 초래될 게 뻔하다. 예산 증액도 중요하지만 친환경농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계속된 예산불용…결국 삭감=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 친환경농업직불금 예산으로 478억9600만원을 재정당국에 요구했다. 올해 예산 435억4500만원에 견줘 10% 증가한 금액이다. 하지만 재정당국의 반대로 381억1000만원이 책정됐다. ‘10% 증액’을 요구했지만 ‘12.5% 삭감’이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매년 예산불용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예산을 증액시키기가 애초부터 무리였던 것이다. 실제로 2014년의 경우 441억9200만원을 확보했으나 339억5000만원만 사용하고 나머지 102억4200만원은 불용처리했다. 불용률이 무려 23.1%에 달했다. 2015년에도 100억원 이상을 사용하지 못하고 허공으로 날려보냈다.

2016년부터는 불용액이 다소 줄었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그해 436억5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으나 74억2800만원(17%)이 남았다. 2017년에도 34억8600만원(8.5%)을 사용하지 못했다. 올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 친환경농가에 돌아가지 못한 채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농업예산이 홀대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렵게 확보한 예산마저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산불용이 연례화되자 재정당국이 아예 예산 편성단계에서부터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지만 농식품부는 뾰족한 해결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예산이 불용 처리되는 상황에서 예산 삭감을 반대할 논리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업 성장 정체가 원인=친환경농업직불금이 온전히 쓰이지 않고 불용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친환경농업이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6만8389농가(8만3367㏊)이던 친환경인증 농가수는 2015년 6만18농가(7만5139㏊)로 12.2%나 줄었다. 이후 2016년 6만1946농가(7만9479㏊)로 다소 회복되는 듯했지만, 2017년 6만농가선이 붕괴하며 5만9423농가(8만114㏊)까지 추락했다. 친환경농산물 출하량도 이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2013년 81만t에서 2017년에는 49만6000t으로 5년 사이 39%나 줄었다. 출하량이 줄면서 2017년 국내 친환경농산물 시장규모는 1조360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2016년과 비교해 7.2%나 감소한 것이다.

국내와는 달리 외국은 친환경농업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전세계에서 유기농업을 실천한 경지면적은 전년에 비해 약 1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기농 식품·음료 시장규모는 899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앞으로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농경연의 전망이다.

결국 2019년도 친환경농업직불금 예산의 대폭 삭감은 침체돼 있는 국내 친환경농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농업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친환경농산물 생산기술을 시급히 개발·보급하고, 학교급식 등에서 친환경농산물 사용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소비촉진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의 공익형 직불제 확대 방침에 발맞춰 친환경농업직불금 단가를 대폭 높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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