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변동직불·목표가격 폐지?…파급력 2005년 양정개혁 버금

입력 : 2018-10-24 00:00 수정 : 2018-10-24 23:54

[기획] 대변혁기 맞은 쌀 정책 (상)어떻게 바뀌나

논·밭 직불제 통합 유력 검토 쌀 직불제 기본 골격 흔들어 영세농 일정액 지급방안 포함

대농 “정부 강조하던 규모화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 지적

 

쌀 정책이 대변혁기를 맞고 있다. 쌀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한 핵심장치인 쌀 소득보전직불제(이하 쌀 직불제)가 대폭 개편되는 데다 쌀 목표가격까지 재설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쌀 직불제는 2001년 도입된 쌀 농업직불제와 2002년 시행된 쌀 소득보전직불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05년 단행된 양정개혁을 통해 이 두 직불제는 지금의 쌀 직불제로 통합됐다. 그동안 쌀 직불제는 몇차례 개편됐다. 직불금 지급 상한선(농가 30㏊, 법인 50㏊)을 설정하거나, 농업 외의 종합소득금액이 3700만원 이상인 농가를 직불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 등이 그것이다.

다만 이러한 개편은 쌀 직불제의 기본 골격을 흔드는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쌀 직불제 개편안은 그 수준이 다르다. 쌀 변동직불금을 없애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쌀 고정직불금에 얹어주면서 논과 밭 직불제를 통합하려 한다. 재배면적이 0.5㏊ 이하인 농가에 대해선 면적과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결국 변동직불금이 폐지되고, 그렇게 되면 이를 산출하는 데 기준이 됐던 목표가격도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이전 개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평가다. ‘추곡수매 국회동의제’를 폐지하고 ‘공공비축제’를 도입했던 2005년 양정개혁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직불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려는 이유는 쌀 과잉생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쌀 (변동)직불금이 생산을 조건으로 가격과 연계해 지급되다보니 쌀의 과잉생산을 유발하고 수급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직불금이 쌀과 대규모 농가에 편중돼 있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실제 2017년 기준 전체 직불금 1조6992억원 가운데 쌀 직불금이 81%(1조3708억원)에 달했다. 재배면적이 5㏊ 이상인 농가수는 전체의 3%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수령한 고정직불금은 전체의 24.6%나 됐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쌀 직불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2010년쯤부터 나왔다. 하지만 개편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워낙 민감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안에 대해서도 대규모 농가 등이 벌써부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강조한 영농 규모화 정책에 배치되는 데다, 직불제는 소규모 영세농을 위한 ‘복지 정책’이 아닌 ‘산업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목표가격 재설정도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와 국회가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야 한다고 나서자 관심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말이나 11월초에 새로운 목표가격을 국회에 제시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법령에 정해진 산식에 따라 18만8192원(80㎏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국회는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더해 19만4000원 이상으로 목표가격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제시된 직불제 개편안이 최종 확정되면 목표가격은 의미가 없어진다. 목표가격은 변동직불금을 산출할 때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직불제 개편 결과에 상관없이 목표가격을 존치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향후 목표가격은 시장격리 등과 같은 쌀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할 때 발동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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