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으로 국제제재…북한 경제, ‘고난의 행군’ 시기 수준 후퇴

입력 : 2018-10-08 00:00 수정 : 2018-10-08 09:25
북한에 석유를 공급하는 데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미국으로부터 출항금지 통보를 받은 러시아 해운회사 ‘구드존(Gudzon)’ 소속의 화물선 ‘세바스토폴’이 9월30일 부산 사하구 감천항에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북한 바로알기 (5)북한의 경제상황

지난해 경제성장률 -3.5% ‘고난의 행군’ 이후 최저치 대외경제 개방정책도 위기

장마당 활용해 돌파구 모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벗어나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온 힘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같은 선언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한의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북한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5%로, 1997년 ‘고난의 행군’ 시기(-6.5%)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고난의 행군은 구소련이 북한에 석유 등 주요 원자재 수출을 중단하면서 북한 경제가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연평균 -3.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붕괴 수준에 이르렀던 시기를 말한다.

북한의 경제상황이 고난의 행군 시기 수준으로 후퇴하게 된 데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영향을 끼쳤다. 2016~2017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진행하자 유엔(UN)은 2016년 3월(2270호)과 2017년 9월(2375호) 각각 결의안을 채택해 북한의 석탄·철광석 수출과 원유 수입 등을 금지했다. 이같은 국제제재로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2016년 65억3000만달러에서 2017년 55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북한이 1990년대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오던 대외경제 개방정책도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다. 북한은 1991년 12월 함경북도 최북단 항구도시인 나진·선봉을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외국인투자관련법 등을 제정해 대외경제 개방을 모색했다.

특히 북한은 2000년대에 접어들어 고난의 행군 시기에 붕괴한 산업경제를 정상화할 수 없음을 깨닫고 2002년 신의주·개성·금강산 지역에 경제특구를 추가로 신설했다. 하지만 북한의 지속적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 때문에 금강산관광지구는 2008년 8월,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폐쇄된 이래 지금까지도 가동이 멈춰 있는 상태다.

따라서 현재 북한 경제는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아래로부터의 시장화’ 현상에 상당 부분 기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계획경제체제다. 하지만 1990년대 산업시설에 대한 자재공급과 식량배급이 어려워지자 암시장 등 비공식적 경제부문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에 김정일 정권은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시행해 비공식적 경제부문을 제도화했다. 2012년 출범한 김정은 정권도 시장을 적극 활용해 북한 경제를 활성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 전역에서 436개의 민간시장(장마당)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10년 전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북한은 장마당에서 발생하는 시장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 규모는 연간 약 5680만달러(약 63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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