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전당포(SLB)…특허기술 맡기면 자금조달 OK

입력 : 2018-08-01 00:00 수정 : 2018-08-01 23:42
기술전당포(SLB)는 농업기술을 맡기고 자금을 빌려가는 개념이다. 2∼3년 후에 자금을 갚고 기술을 돌려받을 수 있다.

농식품기술로 투자 받자 (1)기술전당포(SLB)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시행

초창기 벤처기업 주요 대상 농식품기술·고유 품종 등 사업성·시장성 평가해

5억원 이하 소액 규모 지원 2~3년 자금 활용 가능
 


농업에도 창업 바람이 거세다. 2012년 이후 300개가 넘는 농업 벤처기업이 들어섰다. 그러나 신생 업체들에겐 자금 조달이 숙제다. 일반산업은 개발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대략 1~5년이면 충분하지만, 농업분야는 5~15년이 걸려서다. 업계에선 특히 기술 개발 이후 상품 생산단계 전까지 자금을 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기술만 탄탄하다면 자금 조달을 돕는 제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알면 유용한데 몰라서 못 쓰는 제도들이다. <농민신문>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함께 농업분야 벤처기업들이 ‘농식품기술’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콩 세포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기능성 화장품을 생산하는 ‘바이오에프디엔씨’는 2016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제품을 개발해 막 시장에 내놓으려는 단계였다. 콩 세포를 배양해 피부 미용에 좋은 성분을 추출하는 획기적인 기술이 있었지만, 물적담보가 필요한 은행권에서는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았다.

그러던 중 업체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기술전당포(SLB)’ 소식을 접하고 문을 두드렸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특허기술 2개를 맡기고, 1억5000만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기술전당포는 기술은 있는데 자금 조달이 어려운 농업분야 벤처기업에게 유용한 자금 조달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려가는 기존 전당포의 개념에서 착안한 기술전당포는 물건 대신 농식품기술을 맡기는 점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기술을 맡기면 2~3년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정식 명칭은 ‘SLB(에스엘비·Sale License Back)’로, 특허권을 사고 되판다는 뜻이다. 민간투자분야에서 일부 쓰였지만, 농업계에선 실용화재단이 2016년 처음 시도했다.

농축산물 가공을 비롯해 종자·유통·농자재 등 농업과 관련된 산업에서 특허기술 또는 고유 품종이 있다면 지원 대상이다. 초창기 벤처기업들이 주요 대상이며, 5억원 이하 소액 규모로 지원한다.

기술을 맡기려면 먼저 ‘기술가치평가’부터 받아야 한다. 물건을 감정받듯 기술의 가치를 따지는 과정이다. 평가에선 실용화재단의 전문가들이 기술의 ▲사업성 ▲시장성 ▲권리성 등을 두루 살펴 값을 매긴다. 기술이 상품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기술의 완성도는 뛰어난지, 제품이 출시된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은 어느 정도 있는지 등의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만 기술의 가치가 매겨지더라도 실제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은 그보다 적다. 김보경 실용화재단 기술평가팀 연구원은 “기업이 기술을 되사가지 않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실제 대출하는 금액은 적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에프디엔씨의 경우 기술 2개에 약 8억원의 값이 매겨졌지만, 실제로 대출된 금액은 1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또 기술을 맡기고 돈을 빌려간 뒤에는 일정한 금액의 기술사용료를 내야 한다. 특허기술을 활용해 창출한 매출의 1% 선이다.

류갑희 실용화재단 이사장은 “SLB는 연구·개발을 마치고 시제품 생산을 앞둔 농업 벤처기업들에게 유용한 제도”라면서 “앞으로 지원하는 업체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해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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