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주유천하 (76)미래 예측 방법들<중>

입력 : 2018-07-23 00:00 수정 : 2020-06-25 15:49

필자, 귀신 이용하면 미래 예측할 수 있다 믿어

수호신 역할하는 보호령,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에 존재 인생 고빗길에 영감 부여

조상신 등 접신하면 무당좌
 


귀신을 이용하면 미래를 알 수 있다. 필자는 귀신이 있다고 믿는다. 사람은 죽어서 육신을 벗는다. 매미는 땅속에서 번데기 상태로 7~8년을 보내다가 지상으로 나와 여름에 나무에서 ‘맴맴’하고 운다. 나비도 번데기에서 나와서 훨훨 날아다닌다. 이를 보고 동양의 철인(哲人)들은 번데기가 육체이고, 매미나 나방을 인간의 영혼이라고 봤다.

영혼이 귀신이다. 이 귀신이 산 사람에게 붙으면 ‘접신(接神)’이라고 한다. 접신도 나눌 수 있다. 귀신이 몸속에 들어와 자리를 잡으면 무당이 된다. 몸속에 들어오지는 않고 병풍처럼 뒤에 있다가 그 사람의 인생 고빗길에서 영감을 주는 작용만 한다면 그것은 보호령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겐 대부분 보호령이 있다. 그 수많은 위기를 어떻게 자신의 힘만으로 벗어날 수 있겠는가! 보이지 않는 음조(陰助)가 작용하는 것이다. 바둑 9단을 가리켜 ‘입신(入神)의 경지’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계시(啓示)라는 말도 자주 쓴다. 그럼 접신은 무엇인가.

접신은 대부분 그 조상들의 영혼이 와서 붙는 경우이다. 유전자가 같기 때문에 잘 붙는다. 동자신(童子神)이 붙기도 한다. 동자신은 어린아이 귀신이기 때문에 심부름을 잘한다. ‘이거 알아 보아라’ 하고 심부름을 시키면 얼른 알아온다. 심부름하는 사환은 대개 어린애들이지 않는가. 동자신이 들어온 무당에게 가서 점을 쳐본 경험에 의하면 동자신은 내담자(來談者), 즉 점을 치러 온 사람의 조상신에게 가서 물어본다. 그 조상신은 자기 후손의 심리상태나 앞으로 닥쳐올 길흉화복에 대해서 알고 있다. 동자신이 이 조상신에게 가서 ‘이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면 조상신이 알려준다. 탐지해온 정보를 동자신이 무당에게 알려주면 무당이 고객에게 다시 알려주는 방식이다.

동자신 정도의 급수가 붙으면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점칠 수 있다. 큰일은 동자신 영역의 밖이라서 잘 모를 수 있다.

무당에게 들어온 신도 급수가 다르다. 초등학교 졸업인가, 아니면 고등학교 졸업인가, 박사급 신이 들어왔는가에 따라서 활동과 예측력의 범위가 저마다 다르다. 고급신이 들어오면 교주급이 되고, 자잘한 귀신이 들어오면 점쟁이 수준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점쟁이라도 수준이 다 다르다. 점을 쳐서 번 돈을 자기 혼자 먹느냐, 아니면 공익적인 용도에 쓰느냐에 따라 급수가 결판난다. 자기 혼자 먹는 데 급급하면 그야말로 점쟁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변에 베풀면서 공적인 용도에 그 신통력을 환원하면 도사가 된다. 물을 뱀이 먹으면 독이 되고, 젖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는 것처럼 귀신의 능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셈이다.

대개 귀신을 이용해서 돈을 번 사람들이 그 돈을 공적인 용도에 사용하지 않으면 뒤끝이 좋지 않다. 그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정답이다. 환원하지 않고 자기 혼자만 먹고 쓰려 해도 그게 그렇게 되지 않는다.

여자 점쟁이들은 이상하게도 남편복이 없다. 남편이 사업한다고 아내가 점 쳐서 번 돈을 흥청망청 써버린다. 여자 점쟁이는 아침 7시부터 시작해 밤 12시까지 점을 친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을 남편이 뭉텅이로 가져다가 엉뚱한 데 써버리는 경우를 필자는 여러번 목격했다. 여자에겐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그건 엄청난 중노동이다. 영험하다고 소문난 점쟁이는 과로하게 된다. 밀려드는 손님 때문에 하루종일 시달리다가 지쳐서 쓰러질 수도 있다.

귀신이 사람에게 미래를 알려주는 방식은 약간 다르다.

우선 ‘이보통령(耳報通靈)’이 있다. ‘귀에다 대고 알려주는 영(靈)과 통한다’는 뜻이다. ‘그 사람은 앞으로 크게 출세한다’ ‘패가망신할 사람이다’ 등등을 점쟁이의 귀에다 대고 일러주는 것이다. 이보통령하는 무당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치 두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이야기를 하다가 바로 건너뛰어서 또 다른 맥락의 이야기를 불쑥 꺼내기도 한다. 그때는 말을 자르지 말고 가만히 듣고 있어야 한다. 말을 자르면 화를 내며 이야기를 잘 해주지 않는다. 다음번에는 ‘필보통령(筆報通靈)’에 대해 알아본다.

 



조용헌은…

▲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저서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의 휴휴명당>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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