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에게 듣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입력 : 2018-07-06 00:00

“농심이 민심…걱정 없이 농사짓는 환경 만들 것”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큰 겨울무·만감류·당근 재해보험품목 지정 위해 총력

감귤 산지전자경매제 확대로 소비 진작·유통비용 절감

농산물 유통문제 해결 위해 해상 운송비 국가 지원 요청

영세농가 보호정책도 구상
 


“농심이 민심입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심’을 한껏 강조했다. 지난 4년간 제주의 농업현장을 살펴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다. 원 지사는 “어릴 적 감귤 과수원에서 했던 농사일이 너무나 고돼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땐 엷은 미소를 띄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제주가 커가는 꿈’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그는 “농업은 청정환경과 공존해나가야 하는 핵심산업”이라면서 “제주의 삶의 기반인 농업을 더욱 키우겠다”고 제주농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농심이 민심’이라는 말을 실감한 데서 나온 다짐이 아닌가 싶었다. 인터뷰는 6월29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했다.



― 도정을 다시 한번 이끌게 됐다. 지난 4년간의 농정에 대해 평가한다면.

▶거세지는 시장개방 압력 속에서 고품질 감귤 생산과 유통, 겨울채소 작부체계 개선, 청정한 축산분뇨 처리, 농지관리 강화 등 4대 혁신과제를 선정하고 생산자를 변화의 주체로 하는 농정 혁신에 주력했다. 감귤 산지전자경매,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 등 제도와 인프라도 혁신적으로 도입했다. 1차산업과 관광·가공식품·수출이 맞물린 6차산업 육성에도 공을 들였다. 도정과 농민들의 노력 속에 2017년 제주지역 농가소득은 5292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40% 정도 높았다. 하지만 농가부채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농민들이 빚과 농산물가격 걱정 없이 농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 앞으로 4년간의 농정 방향과 목표는.

▶제주농업을 청정환경과 공존해나가는 핵심산업으로 키우겠다. 농정 방향은 ‘도민과 함께, 농민의 소득과 미래가 커지는 제주농업’이다. 행복·미래가 있는 제주농업과 농촌, 건강하고 안전한 식재료 생산과 유통, 안정적 경영관리를 통한 농가소득 안전망 구축, 청정환경과 공존하는 축산업 육성 등 4대 분야에 집중하겠다. 그리고 소농·고령농·여성농·친환경농가 등 영세농 보호를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



― 올해 농산물가격이 좋지 않다. 공약 중 첫머리로 내세웠던 ‘농산물 최저가격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농업선진국처럼 농산물도 가격에서 농가소득 중심 정책으로 과감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당근부터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관리제’를 시범 도입했다. 농가와 생산자단체가 수급조절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가격안정 목표관리 기준가격보다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이 하락할 경우 차액의 90%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그 결과 자율생산·출하조절을 통한 저급품 출하억제와 고품질 유통으로 선순환하면서 가격이 안정되는 효과를 거뒀다. 자조금 조성 등 제주형 신농정모델도 제시했다. 선거에서 약속한 ‘농산물 최저가격 보전’은 이에 근간을 두고 제주 농산물 모든 품목에 대해 과거 5개년 평균가격의 80% 수준에서 보전하는 것이다. 도민화합공약실천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다듬어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



― 제주형 농작물재해보험을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제주는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피해가 빈번한 지역이다. 2월에 한파로 겨울무가 막대한 피해를 봤지만, 농작물재해보험 가입품목에 포함이 안돼 농가들이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연말까지 겨울무·당근·만감류 등 제주 대표작물이 농작물재해보험 품목으로 지정되도록 중앙정부와 협의해나갈 것이다. 제주형 농작물재해보험(기후지수보험) 도입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태풍·호우·한파 등 자연재해별 발생 빈도와 상황에 따른 재해지수를 설정해 요건에 해당하면 재해보험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재해지수 산정에 필요한 자료 확보와 축적을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보험사 참여 유도를 위해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 전문기관의 협조도 필요하다.



― 감귤 생산과 유통 혁신방안은.

▶골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상품 생산과 유통 혁신이다. 지난해부터 상품 기준 10브릭스(brix) 이상의 품질이 확인된 경우 크기 구분 없이 출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품질 위주의 유통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밀식과원 간벌사업과 수령 40년 이상 노령과원을 우수 품종으로 갱신하는 감귤원 원지정비사업 등도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 2016년부터 도입한 감귤 산지전자경매도 확대할 것이다.

고품질 감귤에 대한 가격결정권을 산지가 쥠으로써 신뢰도 제고, 소비확대, 유통비용 절감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풋귤을 새 소득원으로 정착시키고 극조생 부패과 문제도 해결하겠다.  



― 농촌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지난해 시행한 감귤 국민수확단은 일손 확보, 감귤 홍보, 관광 활성화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농촌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5월 제주농업인력지원센터를 출범했다. 2022년까지 5년간 17억원을 투입하고, 위탁받은 제주농협지역본부가 농촌 일자리 알선·중개, 작업자 현장교육, 전용 숙소 운영, 상해(손해)보험 가입, 인력 수송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취약계층 668농가에 5113명의 마늘 수확인력을 지원하는 등 효과도 봤다. 하반기에도 채소류 정식(아주심기) 시기와 감귤 수확철 등 농번기 영농인력의 수급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 가중되는 해상·항공 물류비 부담으로 제주 농산물이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지방선거로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대한항공이 기습적으로 항공화물 운임을 인상했다. 적자누적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제주농가들 입장에선 30% 넘게 물류비 부담이 늘었다. 도농업인단체협의회 등 21개 단체가 규탄대회를 연 것을 충분히 공감한다. 경위를 파악해서 농가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

해상 물류비 문제는 정부가 전국적인 형평성을 이유로 들고 있어 진척이 어려운 실정이다. ‘제주농가 부담해소를 위해 제주 농산물의 해상 운송비를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제주 농산물의 유통 문제를 국민 먹거리와 관련한 기본권으로 인식해 농산물 선박운임에 대한 국가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온 힘을 쏟겠다.



― 2019년 1월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전면 시행에 따른 제주농가의 우려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는데.

▶제주 겨울채소는 8월에 파종해서 11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출하한다. PLS가 내년부터 시행되면 당장 월동채소를 재배하는 제주농민들로서는 걱정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PLS 대응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기관단체별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대농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미등록 농약 사용실태를 조사해 이른 시일 내에 직권등록이 이뤄지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요구했다.

농민단체와 생산자협의회 중심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소통하면서 제주농업 현장에 맞는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조율 중이다.

제주=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964년 서귀포시 중문 출생 ▲제주제일고 졸업 ▲1982년도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법과대학 공법학과 졸업 ▲제34회 사법시험 수석합격 ▲서울지검, 수원지검 여주지청, 부산지검 검사 ▲제16·17·18대 국회의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제37·38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민선 6·7기) ▲부인 강윤형씨와 2녀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