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박사’의 신기술, 일손 줄이고 수확량 늘린다

입력 : 2018-05-30 00:00 수정 : 2018-05-31 00:02
오주열 경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가 여주 인공수분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연구의 신을 만나다 (2)오주열 경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

체계적 재배방식 구축 위해 지역특화작물 사업 예산 받아 2015년부터 연구에 매진

인공수분 등 기술 9건 개발 H형 유인재배 땐 노동력 절감

여주 윤작체계 연구도 탄력
 


오주열 경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47)는 2014년 11월 여주 재배 관련 연구 계획서를 들고 농촌진흥청을 찾아갔다. 농진청이 공모 중이던 ‘2015~2017년 지역특화작물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고자 연구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틈새작물 수준이었던 여주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여주 재배에서 일손을 덜고 수확량을 높일 연구 계획을 조목조목 설명, 예산 지원을 확정받았다. 오 연구사는 이때부터 경남도농기원 내부에서도 ‘여주에 빠진’ 연구자로 통한다.

“여주는 1년에 수확 횟수만 20번이 넘는 작물입니다. 정상적으로 수확하려면 매번 수분·적심(순지르기)을 따로 해줘야 하지요. 일손 절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물입니다.”

그렇게 3년 동안 개발한 기술이 ‘수꽃 1개로 암꽃 3개 인공수분’ ‘H형 유인’을 포함해 모두 9건에 달한다. 면면이 살펴보면 모두 ‘일손 절감’에 방점이 찍혔다.

“여주를 재배할 때는 인공수분(가루받이)이 자연(벌)수분보다 훨씬 효과적이에요. 꽃가루를 정확하게 묻히니까 수정률이 2배 가까이 높습니다. 특히 수꽃 1개로 암꽃 3개까지 수분시키는 기술을 적용해도 개화기에 상품과(길이 25㎝ 이상)를 생산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어 일손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오 연구사는 개화기에 매일 수분을 하지 않고 일주일에 3일만 수분해도 정상적인 상품과들을 수확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2015년 관련 기술을 개발한 이후 경남지역 여주 주산지인 함양의 70~80농가에 보급 중이다.

‘H형 유인’은 현재 대부분 농가가 사용 중인 ‘터널형 재배’를 대체하고자 개발한 기술이다. 터널형 재배란 시설하우스 안의 가장자리에 여주를 심어 줄기가 둥근 하우스 파이프를 타고 오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초기 재배가 쉽지만, 인공수분·적심·수확작업을 할 때 고개를 뒤로 젖혀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H형 유인은 기둥을 두 줄로 세우고 그 사이에 여주를 심어 줄기를 두 갈래로 유인하는 방식입니다. 열매가 사람 눈높이에 맺히니까 걸어가면서 수분·수확작업을 다 할 수 있어요. 수확량은 터널형보다 19% 많고, 일손은 한명당 연간 45시간이 줄어듭니다.”

오 연구사가 이처럼 여주 연구에 몰두하는 건 혈당을 낮춰주는 여주의 효능에 비해 체계적인 재배방식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2004년 농업연구사 일을 시작한 이후 줄곧 멜론을 연구하다가 2010년 여주에 입문, 올해로 8년째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에 여주 재배가 본격화된 건 10년 남짓인데, 그는 전문 연구자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힌다.

한번 시동이 걸린 여주 연구는 해마다 탄력을 받고 있다. 우선 지난해까지였던 ‘지역특화작물개발 사업’ 지원이 최근 2019년까지 연장됐다. 이번에는 여주의 연작장해를 줄이고 소득을 높일 방법으로 ‘윤작체계’ 연구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1년에 ‘여주+타작물’을 재배하는 데 따른 소득을 따져보는 연구다. 현재 ‘여주+딸기’ 조합이 연작장해를 줄이고 여주 수확도 20% 늘린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경남지역에선 여주와 딸기 재배시기가 일부 겹쳐, 양배추·봄배추·양파·쪽파·감자 등과의 조합을 고려 중이다.

오 연구사는 “여주가 7~8월에 홍수출하되면서 농민들의 어려움이 많다”며 “여주 출하시기를 분산시키면서, 농가소득을 높일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진주=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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