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재정으로 지방분권 강화 못해…고향세 도입 서둘러야

입력 : 2018-05-04 00:00 수정 : 2018-05-08 14:18

 

6·13 지방선거, 지방농정 자립의 기틀로 삼자 (2) 고향세 필요성

국내 지자체 재정자립도 2017년 기준 평균 53.7%

30% 이하도 149곳이나 복지비 지출은 매년 늘어

20대 국회, 법안 발의 11건 소관 상임위 문턱도 못 넘어

정부의 재정분권 종합대책 부처간 이견으로 감감무소식
 

 


지역농정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 지방분권 강화는 지방자치단체의 강력한 재정자립을 전제로 한다. 지자체의 재정자립을 위한 핵심 방안 중 하나가 바로 고향세(고향사랑 기부제도)다. 정치권도 지자체의 지방분권 강화와 재정자립에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6·13 지방선거에서 공약 등을 통해 고향세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각 정당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고향세 왜 필요한가=우리나라는 고도의 중앙집권적 국가다. 1960년대 이후 압축적 경제성장을 위해 중앙정부가 거의 모든 정책을 기획하고, 지방은 점검·단속 및 과태료 부과 등과 같은 단순 집행 업무만 주로 담당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이제 한계에 직면했으며, 저출산·고령화·지방소멸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도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방분권 강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문제는 재정이다.

국내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3.7%(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자체가 전체 226곳 가운데 149곳(66%)이나 된다. 이 중 130곳은 비수도권이다. 비수도권 지자체의 81%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비 지출 증가 등으로 지자체의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28조8000억원이던 지자체의 복지사업 예산은 2015년 46조8000억원으로 62.5% 증가했다. 복지사업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5.9%에서 38.6%로 급증했다.

절대적인 재정 부족과 함께 지자체간 격차가 큰 것도 문제다. 전체 세입 중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수도권 지자체는 55%인 데 비해 비수도권은 45% 정도에 그친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은 지방분권 강화를 뒷받침해줄 재정자립이 요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방소비세·지방소득세 확대, 신세원 발굴 등과 함께 고향세를 도입해 지방재정 확충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오는 이유다.



◆국회 및 정부의 논의 동향은=그동안 고향세 도입 논의는 활발하게 이뤄졌다. 정부는 고향세 도입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데 이어 자치분권 로드맵 30대 과제에도 넣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017년 9월22일 <농민신문>이 주최한 ‘제2회 미농포럼’에서 2019년부터 고향세가 시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의지와 달리 고향세 도입은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20대 국회 들어 고향세 도입을 위한 법안이 11건이나 발의됐지만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이 총리 말대로 2019년부터 고향세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늦어도 올 상반기에 제도 도입이 완료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한 셈이다.

‘재정분권 종합대책’ 마련도 계속 늦어지고 있다. 고향세 도입 방안 등을 담고 있는 이 대책은 당초 지난해 12월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 2월로, 2월에서 다시 3월로 연기됐으며 5월에 들어선 현재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범정부 재정분권 태스크포스(TF)에서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는 부처간 이견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안부는 현재 부가가치세의 11%인 지방소비세율을 20%로 높이고 지방소득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인상해 지방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자칫 지방세만 확대할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재정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행안부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고향세와 지역상생발전기금을 활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개인이 수도권을 제외한 자신의 고향에 기부할 때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수도권의 지방소비세 중 35%가량을 거둬 2020년까지 매년 3000억원씩 비수도권에 배분한다는 내용이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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