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머리 맞대 수익성 개선…상호금융 눈부신 성장

입력 : 2018-05-02 00:00
2017년 7월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강진 도암농협 종합컨설팅에 전체 임직원이 참여해 농협 현안을 놓고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있다.

지역 농·축협 종합컨설팅 그 후…어떻게 달라졌나 (3) 전남 강진 도암농협

치열한 브레인스토밍 통해 상호금융대출 확대·소통강화 등 과제 도출 후 스스로 움직여

대출영업 대상 전국 확대 타 조합과 공동대출 등 성과



한때 전남 강진지역에선 ‘도암농협(조합장 문경식)은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최근 10년 새 도암·신전면지역 농가인구는 5546명에서 4742명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층은 30%에서 41%로 높아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강진 서쪽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어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조합원들의 생활권은 인근 해남과 강진읍으로 분산됐다. 사면초가에 놓인 도암농협은 절박한 심정으로 농협중앙회 회원경영컨설팅부의 문을 두드렸고, 2017년 7월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종합컨설팅을 받았다. 이후 도암농협은 신용사업 중 상호금융대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7년 7월 160억원대에 머물던 취급 대출금 규모를 290억원대로 늘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신용사업 평가 통해 사업 장단점 분석=도암농협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신용사업이 정체일로를 걷고 있었다. 이번 종합컨설팅에서는 카멜스(CAMELS) 평가방식으로 도암농협 신용사업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카멜스란 자본적정성(C)·자산건전성(A)·경영관리능력(M)·수익성(E)·유동성(L)·시장리스크민감도(S) 등 6개 항목의 현황을 정량적으로 점수 매긴 후 이를 등급화해 사업 전반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도암농협은 자산건전성·시장리스크민감도·유동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수익성은 전국 농협 평균에 크게 못미친 점수로, 10개 등급 가운데 5등급 판정을 받았다. 특히 예수금 대비 상호대출금의 비율을 따진 예대 비율은 21.91%로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개선방향으로 ▲상호금융대출 확대를 통한 수익채널 다변화 ▲저원가성 예금 확대를 통한 이윤 개선 ▲손익분기점을 고려한 금리 결정 ▲비이자수익 증대 등의 진단이 내려졌다.



◆임직원 한마음으로 해결책 모색=“요즘 농촌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이 뜨는데, 이쪽으로 대출을 확대해보면 어떨까요?” “영업장 안의 홍보물이 보험상품에 치중돼 있는데, 경쟁력 있는 카드와 여수신상품으로 채워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객관적인 사업평가 결과가 나오자 직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문제에 대한 대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브레인스토밍(토론하며 아이디어 끌어내기) 과정에 참여한 정주임 도암농협 팀장은 “오랜 시간 토의하고 발표하는 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모든 것들의 문제점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브레인스토밍 결과 전체 임직원의 생각은 대략 세갈래로 모였다. 이들은 상호금융대출 확대, 여수신 및 카드상품 등으로 신용사업 다각화, 조직 내 소통과 유대강화 등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브레인스토밍 작업을 함께 한 최혁 상무는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나왔던 직원들의 의견을 자체 개선 계획에 대부분 수용했다”면서 “임직원이 합심해 능동적으로 변화를 이끌어가는 모습에서 생동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구체적 목표 설정…사업 범위도 넓어져=“자신들이 참여해 만든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자 다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발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게 참 신기했어요.”

문경식 조합장은 컨설팅을 받은 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종합컨설팅을 받은 도암농협은 앞으로 2028년까지 ‘조합원 사업 전이용 20% 성장, 조합원 실익 2배 증대, 순자본 비율 8% 달성’으로 강소농협이 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내놨다.

모든 직원이 같은 꿈을 꾸게 되면서 자연스레 사업 범위도 넓어졌다.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던 대출영업 대상이 전국으로 확대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진한 예대마진율을 올리려면 지역 조합원에 편중된 대출 고객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출영업을 담당하는 김욱 과장은 “종합컨설팅 과정을 거치면서 조합원보다 비조합원·준조합원의 연체비율이 낮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후 대출 실적이 좋은 다른 농협을 찾아가 공동대출을 이끌어내거나, 도시권 법무사 또는 부동산중개업자와 위탁계약을 시도하는 등 신규 대출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농협의 달라진 모습에 조합원들의 반응도 덩달아 좋아졌다. 도암면 향촌리에 사는 윤영규씨(62)는 “창구에 가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진=이문수 기자 leemoons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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