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멘토링] 작업일지 공유부터 친목모임까지…아낌없이 노하우 전수

입력 : 2018-01-10 00:00 수정 : 2018-03-14 09:12
충남 논산시 부적면에 있는 딸기농장에서 멘토 조동수씨(오른쪽)와 멘티 조정욱(왼쪽)·최준민씨(가운데)가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귀농·귀촌 멘토링 현장을 가다] 충남 논산 딸기농장

딸기 보호하는 ‘에어캡 포장법’ 실험 통해 개발…후배들에게 공개

농업기술센터 멘토링사업 참여 저녁 티타임 갖고 친목도 다져 성공·실패 사례 얘기하며 배우기도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농촌으로 향하는 이들이 많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 큰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앞서 같은 경험을 한 귀농·귀촌 선배다. 귀농·귀촌 인구가 늘면서 선배인 멘토가 후배인 멘티에게 영농기술이나 시골문화 등을 전수하는 멘토링이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좋은 선후배와의 만남을 통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농촌에 녹아드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4일 오후 충남 논산시 부적면에 있는 조정욱씨(52)의 딸기농장. 수확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이웃에 사는 조동수씨(50)가 찾아왔다. 2017년에 처음으로 농사를 시작한 정욱씨는 선배 농부인 동수씨를 반가운 얼굴로 맞으며 농사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딸기 꼭지가 조금씩 타들어가는데 어쩌죠?”

“칼슘이 부족해서 그래요. 햇빛을 더 많이 보게 하든지 습도를 조절해주는 게 좋아요.”

두 농부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4월이다. 경남 마산에서 사업을 하던 정욱씨는 귀농을 결심하고 본격적인 공부에 나섰다. 인터넷에서 농업 관련 정보를 찾던 중 동수씨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를 보고 딸기농사를 짓기로 마음을 굳혔다. 어렵사리 용기를 내 연락했고, 수차례 부탁한 끝에 동수씨의 농장에서 일을 배웠다.

“농장 주변에 원룸을 구해 혼자 살면서 농사일을 배웠어요. 처음 해보는 일이라 막막했지만 도움을 주는 선배가 곁에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더라고요. 덕분에 이른 시간 안에 제 농장을 운영할 수 있었죠.”

처음 짓는 농사라 쉽지만은 않았다. 불량 모종을 사서 심은 탓에 키우는 동안 절반 정도를 뽑아버려야 했다. 속상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힘을 준 건 동수씨였다. 시들어가는 모종을 보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튼튼한 것만이라도 살려보자고 정욱씨를 다독였다. 일과가 끝나면 각자 작업일지를 작성해 공유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필요한 일을 미리 알려줬다. 죽은 모종을 되살릴 순 없었지만 의견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며 고비를 넘겼다.

정욱씨의 든든한 멘토인 동수씨는 6년 차 귀농인이다. 경력이 길진 않지만 농사를 지은 지 3년 만에 연매출 1억원이 넘는 ‘프로 농사꾼’으로 자리 잡았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직거래.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생산량의 60% 이상을 블로그나 농산물 모바일 판매채널인 ‘카카오파머’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팔고 있다.

“맛있는 딸기를 생산하는 게 기본이죠. 하지만 정성들여 수확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파는 것이 농사의 완성이라고 생각해요. ”

 

스티로폼 용기와 에어캡으로 포장한 딸기.


동수씨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포장이다. 포장을 잘못하면 딸기가 소비자에게 전달됐을 때 짓무르기에 십상이다. 그는 수차례의 실험 끝에 스티로폼 용기 안에 에어캡(뽁뽁이)을 넣는 방법을 고안했다. 에어캡은 값싸지만 표면이 무른 딸기를 보호하는 데는 최적의 포장재다. 동수씨는 이같은 자신의 노하우를 정욱씨를 포함한 후배 귀농인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좋은 딸기를 받아보고 신뢰가 쌓이면 저한테도 이익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농부들을 경쟁자로 여기기보다는 동료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합니다.”

동수씨의 이야기가 입소문이 나면서 멘티를 요청하는 후배들이 줄을 잇고 있다. 논산시농업기술센터가 진행하는 멘토링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동수씨는 인연을 맺은 멘티들과 매주 일요일 저녁 티타임을 갖는다. 친목도모를 위한 모임이지만 결국 이야기의 주제는 딸기다. 모임을 주도하는 동수씨도 이 시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

“저도 여전히 농사가 어려워요.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유하면서 함께 배우는 거죠. 멘토링이 결국 그런 것 아닌가요?” 

 


 

충남 논산은…평지 많고 수자원 풍부한 ‘딸기·상추 주산지’

충남 논산은 평지가 많고 금강을 끼고 있어 농사짓기 좋다. 경지 면적이 2만㏊나 되고 수자원이 풍부해 곡물·시설채소 등 다양한 작물이 재배된다.

대표적인 품목은 딸기와 상추.

논산에서는 850㏊에서 연 3만t 정도의 딸기가 생산된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14%에 해당한다. 2006년 청정딸기산업특구로 지정된 논산은 1800여가구가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상추도 전국 생산량의 12.4%에 해당하는 연 1만t이 생산된다. 이밖에 수박·토마토 등 다양한 시설채소가 재배되고 있다.

귀농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품목은 딸기다. 논산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2016~2017년 논산에 정착한 귀농인의 70% 이상이 딸기를 재배작목으로 선택했다. 상추가 10% 정도이고 깻잎·수박 등이 뒤를 잇는다.

정시욱 농기센터 귀농귀촌지원팀장은 “소비지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고 생산자조직이 잘 갖춰진 딸기를 선택하는 귀농인들이 많다”며 “고설재배가 보편화되면서 작업이 수월해지고 수확량이 많아진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논산=장재혁 기자 jaehyuk@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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