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食궁합] 술 깨는 술에 속 푸는 국물…“해장, 금상첨화”

입력 : 2017-12-13 00:00 수정 : 2018-03-02 14:37
'삼백집'식 콩나물국밥과 모주.

[酒食궁합] 전주 모주와 콩나물국밥

모주, 생강 등 8가지 약재 넣고 달여 도수 1.5도에 부드러운 단맛

신진대사 촉진…알코올 배출 도와 콩나물국밥과 곁들이면 숙취 걱정 뚝

전주에선 달걀 넣는 방식 따라 ‘삼백집’ ‘남부시장’식 국밥으로 구분
 


연일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런 날이면 음식은 물론 술도 따끈한 게 생각나기 마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술 한잔은 얼어붙은 몸의 긴장을 풀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외국 술 가운데 일본의 청주나 프랑스의 뱅쇼는 데워먹어야 제맛이다. 우리나라의 온주(溫酒)로는 전북 전주에서 즐겨먹는 ‘모주(母酒)’가 대표적이다.

모주는 막걸리에 생강·대추·계피·배 등 8가지 약재를 넣고 하루 동안 은근하게 달인 술이다. 막걸리의 도수는 6도 정도지만 끓이는 동안 알코올 성분이 날아간다. 이에 모주는 도수가 1.5도에 불과하다. 대신 각종 약재의 풍미가 고스란히 살아 있고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이다.

명칭 유래에는 두가지 설이 있다. 첫번째는 조선 광해군 시절 인목대비의 어머니 노씨 부인이 귀향지에서 막걸리와 한약재로 술을 만들어 추운 날 주민들에게 베풀었는데, 이 술이 왕비의 어머니가 만들었다고 해서 ‘대비모주(大妃母酒)’라 불리다가 나중에 모주로 변했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는 술을 많이 마시는 아들의 건강을 염려한 어머니가 만들었다고 해, 어미 모(母)자에 술 주(酒)자를 써 모주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어느 설에 따르든 누군가의 건강을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특히 전주에서는 술 마신 다음날 해장술로 모주를 찾는 이가 많다.

㈜전주주조의 김재익 대표는 “음주 후에는 몸이 차가워져 있는데, 이때 따뜻한 모주 한잔을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몸속 알코올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여기에 모주와 찰떡궁합인 콩나물국밥까지 곁들이면 숙취 걱정은 뚝”이라고 설명했다.

비타민C와 몸속 알코올 분해를 돕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한 콩나물국밥은 국민 해장음식으로 통하는데, 원조는 단연 전주다. 전국 어디를 가도 콩나물국밥집 상호 앞에는 ‘전주’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렇게 된 비결 역시 주재료인 콩나물에 있다. 콩나물은 전주 팔미(八味) 중 하나로 풍토병 예방에 효력이 있어 예부터 이 고장 식탁에서 떠나지를 않았다고 한다. 이원기 전주콩나물영농조합 영업관리과장은 “전주지역 지하수는 철분 등 광물질이 풍부해 양질의 콩나물을 재배하기 적합하다”면서 “실제로 전주 콩나물은 잔뿌리의 양이 적당하고, 다른 지역의 것보다 줄기가 통통하다”고 말했다.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


1929년 대중잡지 <별건곤>은 전주 콩나물국밥을 서울의 설렁탕, 평양의 어복쟁반과 함께 3대 서민 음식으로 꼽기도 했다. 역사가 긴 만큼 조리법도 다양해, 크게 ‘삼백집’식과 ‘남부시장’식 두 종류로 나뉜다. 삼백집식은 뚝배기에 콩나물국을 팔팔 끓이다가 날달걀을 풀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다. 전주 콩나물국밥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의 상호를 따 삼백집식이라고 한다. 남부시장식은 뚝배기에 밥과 삶은 콩나물 등을 넣고 뜨거운 육수를 부어서 말아낸다.

전주지역 토박이인 이종현씨(51·완산구 완산동)는 “남부시장식은 국밥을 끓이지 않고 말아내기 때문에 달걀을 넣지 않고 수란을 따로 주며, 삼백집식은 뚝배기째 끓여내기 때문에 달걀을 국밥에 함께 넣어 끓이는 게 차이점”이라고 얘기했다.

콩나물은 자칫 비릴 수 있다. 그러나 갖은양념과 함께 푹 삶아 끓여내는 전주 콩나물국밥은 비린 맛은커녕 오히려 깔끔하고 시원하다. 안 그래도 모임이 잦은 연말. 모주 한잔과 더불어 지친 속과 마음을 달래기에 이만한 음식이 없을 듯싶다.

전주=김재욱 기자, 사진=김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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