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6차산업화 현장을 가다] 친환경재배한 와송으로 고추장·조청 등 생산·판매

입력 : 2017-12-04 00:00 수정 : 2018-03-02 16:05
지경준 진도허브 대표(왼쪽)가 부친 지이환씨와 함께 와송을 수확하고 있다.

농업 6차산업화 현장을 가다(9)지경준 진도허브 대표

모친 뇌출혈 재활치료 위해 부친과 함께 진도로 귀농

외삼촌 와송농사 도우며 가공식품 개발 가능성에 주목

국내산 농산물만 원료로 써 와송 유효성분 극대화 기술 특허

소비자 블로그체험단 운영 로컬푸드직매장 판매 공들여

크라우드펀딩 143% 달성 올 매출액 1억 전망
 


전남 진도의 새 명물로 와송이 떠오르고 있다. 바위솔이라고도 하는 와송은 오래된 기와에서 자생하는 다년생 약초다. 지경준 진도허브 대표(34·진도읍)는 이 와송을 친환경재배해 다양한 전통식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지 대표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농사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그의 인생은 2010년 어머니의 급작스런 뇌출혈로 전환기를 맞는다. 장기적인 투병생활이 필요한 어머니의 재활치료를 위해 2013년 진도행을 결정한 것. 서울에서 30년간 한식집을 운영하던 아버지도 귀농대열에 함께했다. 진도를 택한 건 지 대표의 외삼촌이 그곳에서 와송농사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 대표는 “외삼촌이 보내준 와송과 토종약초를 드시고 어머니의 병세가 호전됐다”며 “서울생활을 정리하는 대신 진도 특산물의 온라인판매에 도전할 계획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 대표는 외삼촌의 농사를 거들면서 자연스레 와송에 눈을 떴다. 와송을 재배해 가공식품으로 만들면 괜찮은 아이템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시중엔 이미 와송으로 만든 즙·효소액·환·가루 등이 판매되고 있어 좀더 차별화된 가공식품을 고민했다. 몸에 좋은 와송을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청과 고추장 같은 소스류를 떠올렸다. 부친 지이환씨(56)가 음식과 식재료에 관해 누구보다 전문가여서 와송을 첨가한 약선 조청·고추장, 발효액 등의 제품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진도허브의 와송조청에는 와송추출액이 30%나 들어간다. 와송고추장에도 와송조청(19%)과 와송발효원액(15%)이 많이 함유됐다. 이렇게 만든 조청·고추장·식혜 등의 제품에 와송이 지닌 유효성분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적용해 발명특허도 받았다.

판매와 마케팅은 온·오프라인 모두 공을 들였다. 웹에이전시 회사에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소비자 블로그체험단을 운영하는 등 입소문이 확산되도록 했다. 닥치는 대로 로컬푸드직매장의 문을 두드리고 지역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나가 제품을 홍보했다. 올 4월에는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주선으로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해 목표액의 143%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지 대표는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가 홍보용 제품사진을 촬영해주고 마케팅에 필요한 스토리텔링 등 컨설팅을 제공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진도허브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모두 국내산 원료를 사용한다. 직접 재배하는 와송을 제외한 고추·쌀·보리·구기자·울금 등은 인근 지역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조달한다. 올해 이렇게 사들인 원료농산물값만 4000만원에 달한다. 2014년 2500만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서울 강남권 등 주부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아져 2016년 7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액은 1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공제품에도 최상급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마진이 높지는 않은 편이다. 이윤을 많이 내는 것보다는 소비자와 지역에 이익을 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지 대표는 “맛과 건강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제품을 계속 선보이겠다”며 “관광자원이 풍부한 진도를 전국 최대의 와송 생산지로 만들어 체험농장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진도=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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