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여기 어때요?]경기 양평 ‘연꽃 나들이’

입력 : 2017-07-14 00:00

남한강·북한강 만나는 두물머리 잔잔한 물결 보고 있으면 절로 힐링 연꽃 만발 ‘세미원’ 볼거리 가득

한낮 무더위 식혀주는 막국수와 대추·연근 등 담긴 연잎찰밥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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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_엄마 여기 어때요
 연(蓮)은 여름마다 진흙탕을 뚫고 맑은 꽃을 피우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구정물 냄새마저도 은은한 연꽃 향 앞에선 힘을 쓸 수 없다. 그 장엄한 풍경이 한창이라기에 찾은 경기 양평군 양서면. 연잎이 울울한 초록바다에 궂은 마음을 모두 쏟아붓고 왔다.



●11:00 두 물이 만나는 곳 ‘두물머리’

‘남한강은 남에서 흐르고 북한강은 북에서 흐르다 / 흐르다가 두물머리 너른 들에서 / 남한강은 남을 버리고 북한강은 북을 버리고 / 아 두물머리 너른 들에서 한강 되어 흐르네…(중략).’ 시인 이현주 목사는 두물머리를 이렇게 노래했다. 사실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섞이는 광경을 한눈에 알아보긴 어렵다. 서로에게 녹아드는 그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고 고요하기 때문이다. 시인의 말처럼 그야말로 하나되어 흐른다.

두물머리 물줄기 곁에는 400년간 친구가 돼준 느티나무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길손에게 너른 그늘을 드리워주는 자태가 퍽 늠름하다. 느티나무쉼터부터 물안개쉼터로 이어지는 강가엔 연잎이 무성하다. 그 사이로 드문드문 피어난 백련은 청아하기 그지없다. 두물머리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진 포인트는 큰 액자 모형이 세워진 소원쉼터. 마침 액자 모형 앞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어르신들이 너도나도 줄을 서 있다. 땡볕에 달궈진 액자에 앉자마자 “앗, 뜨거” 하고 놀랬다가도 이내 “까르르” 웃음바다가 된다.

소원쉼터 너머 흐드러진 개망초밭과 연밭을 지나면 남한강·북한강이 정확하게 만나는 지점인 두물경에 다다른다. 있는 것이라곤 표지석 하나, 잔잔한 물결, 새소리가 전부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평온해진다. 새벽녘 신비로움을 품은 두물머리를 보고 싶다면 강가를 따라 들어선 숙박시설에서 하루 묵어가는 것도 좋다.



●13:00 시원한 막국수로 더위사냥

30℃가 넘는 무더위에 데고 나니 ‘찬 것’ 생각이 간절하다. 마침 두물머리 근처 음식점들이 내건 ‘막국수’ 간판이 눈에 들어와 박힌다. 개중 직접 면을 뽑는다는 두물머리길 식당 안으로 발을 들였다. 면 위에 양념장과 오이·양파·김치·김·달걀을 올리고 통깨를 솔솔 뿌려내는데, 모양새는 투박해도 맛은 섬세하고 담백하다. 여기에 얼음을 동동 띄운 육수까지 곁들이면 더운 속에 찬 기운이 돈다.



●14:30 한옥카페에서 여유 한잔

해가 중천일 때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고즈넉한 카페에서 잠시 여유를 부리는 것도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다. 두물머리에서 양수대교를 건너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로 넘어가면 옛 정승댁처럼 기품 있는 한옥카페 한채가 나타난다. 차로 7분이면 닿는 거리다. 카페에 들어서니 안채부터 별당·정자·행랑채 안 좌식 테이블에 중장년층 손님들이 꽉 들어차 있다. 한옥 풍경을 감상하며 커피 한잔, 팥빙수 한그릇을 즐기는 이들이다. 찬 방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커피 볶는 냄새에 취하다보면 여름날 오후가 훌쩍 지나간다.



●16:40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

각양각색의 연꽃을 배경으로 멋들어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원래는 한강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장소가 2004년 세미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면서 새롭게 탈바꿈했다. 거기에는 연꽃의 공이 컸다.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가 오염된 수질과 토양을 정화시키기 위해 선택한 수생식물이 바로 연꽃이었던 것.

그에 걸맞게 20만7587※(약 6만2000여평) 규모의 정원 어디를 가도 연꽃이 얼굴을 디밀고 있다. 거대한 백련지·홍련지는 물론이고 빅토리아수련·열대수련까지 손님을 반긴다. 이제 막 꽃봉오리를 맺은 녀석도, 탐스럽게 꽃을 피운 녀석도 ‘날 좀 보소’ 하고 서로 아우성이다.

세미원의 볼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앙증맞은 물줄기를 뿜어내는 장독대분수, 수십척의 배를 엮어 만든 배다리, 하얀 연꽃 사이로 난 외돌다리 모두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물을 보고 마음을 씻고, 꽃을 보고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라’는 세미원의 이름 뜻 때문일까. 정원을 한바퀴 돌고 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볍다.



●19:00건강한 밥상 ‘연잎찰밥 정식’

눈으로 본 연을 입으로 맛볼 차례다. 세미원 주위 연잎찰밥 전문점들 가운데 1981년부터 양서면 목왕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식당을 찾았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연잎은 양평에서 나는 것으로, 8월 백련꽃이 진 후 채취한 잎을 냉동시켜 한해 동안 쓴다. 겹겹이 포개진 연잎을 거둬내면 유기농 찹쌀로 지은 찰밥이 반지르르한 자태를 드러낸다. 대추며 연근·은행이 알알이 박힌 찰밥을 한술 뜨니 쫀득쫀득한 식감이 제대로다. 된장소스를 발라 숙성시킨 명태찜 요리도 정식을 시키면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양평=하지혜 기자, 사진=김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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