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4월에눈·서리·강풍…변덕스러운 봄날씨 ‘농사비상’

입력 : 2013-04-15 00:00

남부 과원 직격탄…착과 크게 줄듯
감자·양파 등 밭농사도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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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과 서리에다 강풍까지. 때아닌 날씨변덕에 농가들이 울상이다. 대구에는 70년 만에 4월 눈이 내리고 과수 주산지에서는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는 이상저온에 영농현장 곳곳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12일 새벽 기온이 영하 3.6℃까지 내려간 울산 청량면·삼남면·웅촌면 일대에서는 배꽃 80% 안팎이 언피해를 입었다. 김점도씨(64·삼남면 신화리)는 “8265㎡의 과수원에 핀 배꽃의 90% 이상이 죽었다. 10여년 만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허탈해 했다.

8~12일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경남 진주 배농가들의 시름도 깊다. 정영조씨(59·문산읍 옥산리)는 “암술·수술이 얼고 씨방이 검게 탄 꽃들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미숙 문산농협 지도과장은 12일 현재 관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자 120여명 중 100여명이 피해 사정을 신청해둔 상태라고 했다.

전남 나주에서 배 6612㎡를 재배하는 한철원씨(62·봉황면 장성리)는 “과수원 전체가 언피해를 입어 배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꽃을 잘라 보면 꽃이 피지 않은 밑부분까지 시커멓게 변해 올해 착과량이 10~20%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일대 과수원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상당수 농가는 몇년간 서리피해가 없어 지난해까지 들었던 농작물재해보험 특약을 올해는 가입하지 않아 시름이 더 커졌다.

경남의 단감농가들도 걱정하기는 마찬가지. 3만3000㎡ 단감과원을 운영하고 있는 남상두씨(58·창원시 북면 외산리)는 “추운 날씨로 말라 죽은 잎이 전체의 4~5%에 달한다”면서 “저온 현상이 한동안 계속된다면 단감 작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창원농협 김택곤 상무는 “저지대 골짜기에 있는 단감 농원들의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11일 새벽 국내 최대 자두 주산지인 경북 김천시 구성면과 농소면 일대에는 함박눈이 활짝 핀 자두꽃에 내려앉아 꽃잎과 꽃술을 모두 얼려버렸다. 자두 6600㎡를 재배하는 김진식씨(53·구성면 양각리)는 “우리 지역은 자연재해가 없어 대부분의 농가들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김천자두의 본고장인 농소면 일대 자두밭은 더욱 심각했다. 400여농가 270여㏊의 자두밭이 밀집된 농소면은 자두꽃 만개율이 높은 상태에서 9일 새벽 영하 3℃ 이하로 떨어지면서 서리피해까지 발생했다. 자두 1만3200㎡를 재배하는 이창득씨(65·농소면 용암리)는 “꽃이 얼고 벌이나 곤충이 활동을 하지 못해 수분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이런 날씨가 며칠 더 이어진다면 올해 자두농사는 끝”이라며 걱정했다. 김천 자두밭에 눈이 올 때 경북 청도와 영천지역 복숭아 밭에도 진눈깨비가 흩날려 언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승율 청도농협 조합장은 “눈에 띄는 복숭아 꽃 언피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날씨가 춥고 강풍이 이어지면서 제대로 수분이 이뤄질지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밭작물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막 싹이 나와 멀칭비닐을 뚫어 준 경북 고령군 개진면 일대 감자밭에 눈이 내려 어린 싹이 말라 죽고 연일 몰아치는 강풍으로 어린 양파가 쓰러져 구근이 제대로 비대하지 않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유환학 영월농협 영농지도역은 “땅이 질퍽거려 봄배추 파종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심더라도 냉해가 우려돼 걱정된다”고 했다.

김천·청도=한형수, 영월=신정임, 나주=임현우, 창원·진주=이승환,

울산=류수연 기자 hsha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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