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한유채 ‘꽃댕기 사랑’, 꽃바람 살랑살랑…낭군은 언제쯤 올까

입력 : 202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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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사랑이 예고되면 가슴팍에 꽃봉오리가 영근다. 여기서 자라난 사랑의 열매는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듯하다. 지난해 가수 한유채의 목청을 통해 세상에 나온 ‘꽃댕기 사랑’은 그런 내용을 담은 노래다.

장단은 21세기풍인데, 노랫말은 복고다. 노래의 모티브는 옛 여성들의 머리 장식물 댕기. 정조를 지키는 한계선처럼 여겨지던 댕기를 풀어헤치는 순간, 사랑의 저울추는 기울어진다. 꽃댕기 풀 그날, 어느 임이 찾아오실까.



댕기 댕기 나의 꽃댕기

댕기 댕기 예쁜 꽃댕기

외로운 가슴에 꽃바람 님바람

살랑살랑 불어 오네

울 엄마 콧노래 흥겹게 들리면

얼씨구나 경사로구나

어느 님이 찾아올까 찾아올까나

어느 님이 반겨줄까 반겨줄까나

아 나의 꽃댕기 꽃댕기 사랑

(한유채 ‘꽃댕기 사랑’ 가사 일부)




노래 속 여인은 고낭(古娘), 시집을 안 간 처녀다. 이 처자는 꽃댕기를 틀고 꽃바람 살랑거리는 길목에서 낭군을 기다린다. 엄마의 콧노래도 등 뒤에서 들려온다. 얼씨구나∼ 경사로구나! 아마도 혼사를 앞둔 집안인 듯하다. 어느 임이 찾아올까. 약속한 날인데 신랑이 어찌 생겼는지 면식(面識)도 없다.

댕기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쓰였지만, 조선시대엔 특히 혼인하지 않은 남녀가 주로 사용했다. 우리 유행가사에 댕기를 모티브로 한 노래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1958년 남인수가 부른 ‘무너진 사랑탑’에서는 댕기를 풀고 사랑을 약속한 여인네가 남자를 버리고 떠났다. ‘반짝이는 별빛아래 소곤소곤대던 그날 밤 / 천년을 두고 변치 말자고 댕기 풀어 맹세한 님아.’ 그해 남인수는 조강지처 김은하와 이혼하고, 1935년 목포가요제에서 만난 첫사랑 이난영에게 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외에도 대중가요 100년사에는 댕기를 모티브로 한 노래가 많다. 백난아의 ‘금박댕기’, 이미자의 ‘자주댕기’, 김세레나의 ‘제비댕기’, 남미랑의 ‘갑사댕기’ 등.

한유채의 본명은 송연경으로, 2007년 ‘깜찍이쏭’으로 데뷔했다. ‘사랑은 나비인가 봐’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등을 만든 작곡가 박성훈이 스카우트해 노래 ‘꽃댕기 사랑’을 줬다.

유차영 (한국유행가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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