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만남과 이별 … 구름처럼 덧 없이 흘러가더라

입력 : 202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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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1975년 딕훼밀리의 목청을 통해 세상에 나온 노래 ‘흰구름 먹구름’은 가수들의 예명과 그룹 이름이 유행하던 시절의 인기곡이다. 구름처럼 흘러간 옛이야기인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말 한마디는.



차라리 만나지나 말 것을

만난 것도 인연인데

마지막으로 보는 당신

왜 이다지도 괴로울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말 한마디

구름처럼 흘러간 옛이야기인가

넓고도 좁은 길 어이 가라고

나 홀로 둥실둥실 떠나가려나

말해다오 말을 해다오

구름아 너의 갈 곳 어디

차라리 만나지나 말 것을

만난 것도 인연인데

마지막으로 보는 당신

왜 이다지도 괴로울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말 한마디

구름처럼 흘러간 옛이야기인가

(딕훼밀리 ‘흰구름 먹구름’ 가사 일부)




이 노래는 멤버 서성원이 노랫말을 쓰고 홍명의가 곡을 지었는데, 이들이 부른 노래 ‘또 만나요’와 함께 히트를 쳤다. 1975년 12월3일 대중문화예술인 긴급체포 및 방송출연 금지의 불바람이 휘몰아치던 그때, 노랫말은 한편의 서정시처럼 들렸다. 암울한 시대였지만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흰 구름과 먹구름 한덩어리가 연상된다.

그룹 이름은 얄궂다. 영어를 직역하면 ‘얼간이 가족(Dick Family)’이다. 이는 나중에 ‘서생원 가족’으로 바뀐다. 서생원(鼠生員)은 쥐를 존대해 부르는 말. 이름을 바꾼 것은 국어순화운동의 하나로, 쥐의 부지런한 면을 화두로 들었다. 그래서였던가. 이들의 인기는 상승했다. 이들은 대부분 밴드가 팝 음악에 의존하던 1970∼1980년대 숱한 건전가요를 히트시키며 인기를 누린다. ‘흰구름 먹구름’은 대마초 파동 이전 풍전호텔에 출연할 때 만들어진 노래다. 이 곡은 애절한 발라드지만 보컬 김지성은 담담하게 부른다.

딕훼밀리는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1971년 MBC 가요중창상, 1972년 플레이보이 경연대회 우수상, 1973년 뉴스타배 보컬경연대회 우수상, 개인 연주부문 드럼상(서성원)까지 받는다. 이들은 1970∼1990년대초까지 활동했으며, 이후 해체되고 이천행은 ‘비둘기 가족’이라는 그룹을 만들어 활동했다.

유차영 (한국유행가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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