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문연주 ‘도련님’, 사랑에 신분이 중요하리 …

입력 : 2021-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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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노래 ‘도련님’의 모티브는 <춘향전>이다. 노랫말 속 향단이가 그 징표다. 전주로 울려 퍼지는 피리 소리에, 가야금과 국악기가 아우러진 반주 앙상블이 고사가요(古詞歌謠)의 흥을 더한다.



도련님 도련님 한양가신 우리 도련님

불러도 대답 없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무심한 우리 도련님

오늘밤 도련님께 고백할래요

도련님을 짝사랑했다고

사랑하면 안되나요

좋아해도 안되나요

향단이도 여자랍니다

도련님 오시는 날

도련님 오시는 날

내 가슴에 점하나 찍어줘요

(문연주 ‘도련님’ 가사 일부)


<춘향전>은 작자·연대 미상 소설로 국한문 70여버전이 전해온다. 줄거리는 전북 남원 기생의 딸 성춘향이 광한루에 그네를 타러 나갔다가 사또 아들 이몽룡을 만나 장래를 언약한다는 이야기다. 두사람이 남모르는 사랑을 하던 중 몽룡의 아버지가 서울로 부임지를 옮기면서 헤어지게 되는데, 춘향은 지조를 지키느라 다른 사람을 만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 부임한 변 사또가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고 강요하고, 춘향은 죽기를 무릅쓰고 사또의 요구를 거부하다가 옥에 갇혀 죽을 위험에 처한다. 이때 암행어사가 돼 내려온 몽룡이 춘향의 목숨을 구하고 함께 서울로 올라가 평생을 해로한다는 이야기다.

<춘향전>을 모티브로 한 노래는 또 있다. 1950년대 가수 김용만은 <춘향전>을 모티브로 한 ‘남원의 애수’로 데뷔했다. 그로부터 60여년의 세월이 지난 2017년, <춘향전> 속 향단이(춘향의 몸종)가 이몽룡을 짝사랑한 주인공으로 유행가 속에 환생했다. 향단이는 몽룡이 과거에 급제한 후 춘향의 집에 당도할 때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사람이다. ‘그때의 향단이 요염섬섬/화계상의 봉선화에 물을 주다/도련님을 얼른 보고 깜짝 반겨 일어서며/도련님, 이제 오시니까/오늘은 뉘 귀를 놀래시랴고 가만가만히 오시니까.’ 이 노래의 인기 비결은 국악풍의 간드러지는 창법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향단이가 이 도령을 짝사랑한다는 신분을 뛰어넘는 발칙함 때문이 아닐까. 문연주는 1968년 경기 광주 출생. 1987년 ‘힘든 사랑 쉬운 이별’로 데뷔했다. 그녀는 일본으로 진출해 16년간 활동하다가 2004년 귀국했다.

유차영<트로트스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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