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진해성 ‘사랑 반 눈물 반’, 물거품이 된 옛사랑이여

입력 : 2021-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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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인생은 ‘반반(半半)’이다. 삶의 밧줄에는 성공의 열매가 절반쯤 달려 있고 나머지는 설익은 상태로 오그라들어 있다. 하물며 사랑은 어떠한가. 꽃처럼 설레는 날과 풋서리 맺혀 시든 호박잎처럼 너덜거리는 눈물의 날이 반반 아닐까. 그래도 인생엔 절반의 성공이 있지만, 사랑엔 절반의 성공은 없다. 사랑은 전부(全部)가 아니면 전무(全無)이기에.



사랑 반 눈물 반

인생이란 그런 거잖아

믿어왔던 그 정도 그 사랑도

한순간의 물거품이지

흩어지는 모래알처럼 부서진 옛사랑을

뼛속 깊이 사무치는 그리움 안고

애원한들 못 오는 사람아

밤하늘의 저별들은 내마음 알까

지지배배 저새들도 내마음 알까

사랑 반 눈물 반 인생이란 그런 거잖아

(진해성 ‘사랑 반 눈물 반’ 가사 일부)




누가 말했나. 믿어왔던 정도 애끓는 사랑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고. 그래서 세상 사람들 절반은 물거품이 된 옛사랑을 평생토록 가슴 한편에 무상으로 세(貰) 들여 같이 살다가, 가슴속에 안고 이승을 등진다. 부서진 옛사랑은 달을 보고 애원하고 별을 보고 빌어봐도 돌아오질 않는다. 작사가 소산은 대중의 가슴팍에 씌어 있는 이 사연들을 어찌 읽어냈을까.

2016년 소산과 공정식의 손끝에서 지어져 진해성의 목청으로 세상을 울린 노래 ‘사랑 반 눈물 반’은 2020년 <미스터트롯> 출연자 황윤성의 목청에 실려 다시 대중을 울렸다. 이 애절창(哀絶唱)이 불린 날, 방청객과 시청자들의 가슴팍은 가물어 갈라진 논바닥처럼 ‘갈갈(渴渴)’했다.

조상을 모독하는 글을 지어 장원한 죗값으로 평생 삿갓을 쓰고 유랑하다가 1863년 57세에 어느 주막집에서 객사한 방랑시인 김삿갓은 기생 가련에게 이별시를 바쳤다. 역시 ‘사랑 반 눈물 반’의 시다.

‘가련의 문 앞에서 가련과 이별하려니/가련한 나그네의 행색이 더욱 가련하구나/가련아, 가련한 이 몸 떠나감을 슬퍼하지 말아라/가련을 잊지 않고 가련에게 다시 오리니/꽃이 피면 비바람이 많아지듯/인생에는 이별도 많구나.’

진해성은 1990년 부산 출생으로 본명은 이상성이다. 황윤성은 1996년생으로 타이틀곡 ‘예쁘니까’로 데뷔했다.

유차영<트로트스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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