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나훈아 ‘건배’, 대한민국의 파이팅을 위하여…

입력 : 2021-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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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지난해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개최된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가요계의 황제는 오늘날 삶의 번잡함에 대한 위로를 건네면서 새로 거듭나자고 노래했다. 그가 43세에 불렀던 ‘건배’ 가사를 읊조리면서 대한민국의 파이팅을 위해 한잔의 술을 건네보자.



냉정한 세상 허무한 세상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세상

팔자라거니 생각을 하고

가엾은 엄니 원망일랑 말어라

가는 세월에 저 가는 청춘에

너나 나나 밀려가는 나그네

빈 잔에다 꿈을 채워 마셔버리자

술잔을 높이 들어라 건배

(나훈아 ‘건배’ 가사 일부)


건배는 잔(배·杯)을 비우는(건·乾) 중국 풍습에서 유래된 ‘음주작풍(飮酒酌風)’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건배사는 송강 정철의 ‘장진주사(將進酒辭)’다.

‘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 꽃을 꺾어 술잔 수를 꽃잎으로 세면서 한없이 먹세 그려 / 이 몸 죽은 후면 / 그 누가 한잔 먹자고 하리요 / 하물며 무덤 위에서 / 원숭이가 휘파람을 불며 뛰놀 적에는 /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철(1536∼1593년)은 서울 종로구 장의동(지금의 청운동)에서 출생해 선조 26년인 1593년 58세로 타계했다. 임진왜란(1592∼1598년) 발발 이듬해다.

소탈하고 전원적인 나훈아를 술에 비유하면 전통주나 민속주다. 그가 ‘건배’와 ‘술이 부르는 노래’를 부르던 1989년은 우리나라 대중가요계에 ‘금지곡’이란 족쇄가 풀리고 2년이 지나 전통가요가 부활하던 때다.

나훈아는 스스로 자기의 인생에 전설적인 최면을 걸고 살아가는 가수다. 그는 술도, 사랑도, 노래도 스스로 자작(自酌)하고, 스스로에게 건배를 제의한다.

나훈아는 “대중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예술혼을 팔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는 공연이 아닌 행사에는 출연하지 않고, 나라에서 주는 훈장도 사양했다.

노래 ‘건배’를 흥얼거리며 마주 앉은 ‘지음(知音·마음이 통하는 벗)’에게 술 한잔을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국민가수 나훈아를 위해, 우리를 위해.

나훈아는 1947년 부산 출생으로 본명은 최홍기다.

유차영<트로트스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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