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신형원 ‘서울에서 평양까지’, 끝나지 않은 이산가족의 슬픔 위로

입력 : 2021-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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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서울과 평양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오려나. 노래 ‘서울에서 평양까지’는 작사가 조재형이 실제 택시기사였음을 생각하면 더욱 감흥이 깊어진다. 분단 상황을 묘사한 이 노래는 6·25전쟁 이후 끝나지 않은 망향과 실향의 슬픔을 얽어 이산가족의 한을 위무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 가는 곳 없는데

광주보다 더 가까운 평양은 왜 못 가

우리의 민족 우리의 땅 평양만 왜 못 가

경적을 울리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꿈속에라도 신명 나게 달려볼란다

(신형원 ‘서울에서 평양까지’ 가사 일부)




1995년 신형원이 부른 이 노래는 북·징·장구·꽹과리 등 사물과 태평소가 어우러지는 전주와 반주가 구성지다.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사처럼 택시를 타고 북쪽으로 향한 적이 있다. 2018년 4월, 서울역에서 택시를 타고 자유로를 달리면 개성과 평양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지나 1시간 만에 통일대교에 다다른다. 통일대교 이북은 민간인출입통제구역이니 택시로 갈 수 있는 곳은 딱 거기까지였다. 참고로 당시 그곳까지 택시요금은 5만5000원이었는데, 돈이나 시간이 얼마간 더 들어도 좋으니 개성을 거치고 더 달려 평양까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일대교는 건설 당시에는 자유대교·임진대교로 불리다가 이후 통일대교라는 이름으로 개통됐다. 개통 다음날인 1998년 6월16일,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회장이 이 다리를 이용해 소 500마리를 몰고 방북했었다. 노래 속에 평양이 광주보다 더 가깝다는 소절이 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는 299㎞, 서울에서 평양까지는 195㎞ 정도니 확실히 더 가깝긴 가깝다.

비슷한 시기인 1994년에 김혜연은 ‘서울 평양 반나절’을 불렀다. ‘평양에 가려면/ 서울에서 반나절 거리인데/ 지척에 이 강산은/ 왜 이다지도 멀기만 한지.’ 두 노래는 끝나지 않은 6·25전쟁의 상흔을 모티브로 한다.

노래 속의 화자는 통일되면 돈은 못 벌어도 좋으니 이산가족을 태워 북으로 달리고 싶다. 만일 남으로 돌아올 때 빈 차이걸랑, 헤어진 그리움에 울다 죽은 가족들의 해묵은 편지와 원혼을 거둬 오고 싶다. 신형원은 1958년 원주 출생으로, 1982년 ‘불씨’와 ‘유리벽’으로 데뷔했다.

유차영 <트로트스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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