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임영웅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 올 테냐 말 테냐, 아니 오면 내가 가마

입력 : 2021-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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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노래 속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계단을 걸어 올라오듯 미지근히 다가오는 데에 지쳐버렸다. 그리하여 지난한 기다림에 저도 모르게 독촉하게 되는 모양이다. 사랑하는 그 사람이 저 푸른 하늘의 새들처럼 날개를 달고 날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사랑을 앞질러버린 연정곡(戀情曲). 임영웅이 28세에 부른 곡이다.



터벅터벅 그 걸음으로 어느 세월에 내게 오나요

저 푸른 하늘 새들처럼 날개를 달고 와야죠

이리저리 돌아보면서 어느 천년에 내게 오나요

더 늦기 전에 돌아와요 빨리빨리 오세요

사랑아 멀어진 나의 사랑아

내 님아 보고픈 나의 사람아

어허야 내가 내가 간다 그리운 내 님 곁으로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

(임영웅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 가사 일부)




노래 속 연인은 사랑의 저울질을 하고 있다. 순정(純情) 곡조로 들리지만 사실은 남녀간 갈등의 곡조다. 노래 속 연인은 이리저리 곁눈질을 하고, 멀어져 갔다가 다시 뒤돌아본다. 1979년 김수용 감독의 영화 <사랑의 조건>이 떠오른다.

계단은 공간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통행 공간으로 층계·층대라고도 불린다. 엘리베이터 개발도 건물 수직화의 역사와 같이한다. 그렇다면 사람 사는 세상, 사랑하는 연인과 나 사이에는 몇계단이 놓여 있을까. 아무리 지상·지하로 쭉쭉 뻗은 건축물이 좋다고 하지만, 너와 나 사랑의 관계에는 평면이 최상일 터. 노래 속 연인도 계단이 없는 평면에서 두손을 마주 잡기를 기원한다.

임영웅은 1991년 경기 포천 출생이다. 2015년 포천시민가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그해 청소년트로트가요제에서 금·은상을 수상했다. 2016년 <전국노래자랑> 포천시편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이때 부른 노래가 신유의 ‘일소일소 일노일노’였으며, 그해 가수로 데뷔했다. 그는 지난해 <미스터트롯>에서 우승하며 30세에 영웅(英雄)이란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영웅이 다섯살 때부터 아들을 홀로 키운 엄마의 미용실에는 혹시나 젊은 영웅을 볼까 하는 기대감에 손님이 바글거린단다.

유차영(트로트스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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