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설운도 ‘마음이 울적해서’, 답답한 삶에 위로가 필요할 때

입력 : 2020-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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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2020년엔 인류가 보건·환경의 울타리 안에 갇혔다.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삶의 굴레가 답답하다. ‘방콕’에 ‘집콕’, 마음이 울적하다. 이런 상황에 꼭 맞는 트로트 노래가 1988년 설운도가 발표한 ‘마음이 울적해서’다.

6월29일 방송된 KBS <가요무대> 제1660회에 등장한 원곡가수 설운도는 연보라색 슈트를 입고 이 노래를 열창했다. 30세에 발표한 곡을 63세에 다시 부르면서도 그는 간드러진 창법과 특유의 꺾기로 완벽한 무대를 완성했다.



마음이 울적해서 길을 나섰네

지나간 옛 추억이 내 가슴을 울리는데

한잔 술에 뜻대로 부르는 노래

임자 잃은 나그네 노래

샹들리에 불빛 속에 서성이면서

불러봅니다 그대 이름을

바보 같은 그대 이름을

이 밤도 내 마음은 이 밤도 이 마음은

아 빙글빙글 춤을 춥니다

(설운도 ‘마음이 울적해서’ 가사 일부)




마음이 울적하면 길을 나서라. 낯선 산으로, 들로, 강으로, 바다로, 재래시장으로, 미장원으로, 먼저 간 이들 묘소로, 멀리 있는 첫사랑에게로, 단골식당으로, 내게 그냥 물끄러미 눈길을 건네줄 친구에게로 가라.

설운도는 세상을 향해서 외쳤다. 바보처럼 떠나간 사람 이름을 부르면서, 한잔 술에 뜻대로 노래를 부르면서 샹들리에 불빛 속을 서성거렸다. 그 시절은 금지곡도 해금되고 전통가요의 부활 물길이 트이던 때다. 1990년대 트로트 삼국시대가 열리기 직전이었다.

설운도, 본명 이영춘은 1958년 부산에서 출생해 1982년 KBS <신인탄생>에 출연해 5주 연속 우승하면서 데뷔했다. 1983년 부른 ‘잃어버린 30년’이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통해 최단 기간의 히트곡으로 기네스북에 기재되면서 무명의 터널을 빠져나온다. 이후 인기 퇴조로 일본으로 잠적한다. 이때 그는 고베의 밤업소에 출연하며 절치부심 노력을 했다.

그는 1980년대 후반, 1990년대에 들어서며 정통 트로트에서 벗어나 빠르고 경쾌한 리듬의 곡조를 부른다. 1991년 ‘다함께 차차차’, 1995년 ‘쌈바의 여인’ 등. 이 노래들이 중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트로트계 신사로 자리매김했다. ‘마음이 울적해서’도 같은 부류의 노래다.

유차영 <트로트스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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