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봉 칼럼] 애그플레이션 빨간불

입력 : 2021-05-17 00:00 수정 : 2021-05-1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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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가격 급등에 공급 위기

식량안보 점검 … 대책 마련 절실

 

세계 식량가격이 심상찮다. 2012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상승세를 보이면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가격이 주도하는 물가 상승) 우려가 크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최근 “곡물에서 설탕까지 모든 상품가격이 상승해 소비자 식품가격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닭가슴살가격은 연초보다 2배 이상 올랐고, 닭날개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11개월 동안 상승해 올 4월엔 7년 만에 최고치인 120.9를 기록했다. 이에 유엔(UN·국제연합)은 기후 불안정으로 국제 식량시장이 공급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공급 제한과 높은 운송비로 인한 식량공급망의 문제는 국제 식품가격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다. 백신 보급이 증대되면 경기가 살아나서 식량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다.

국내 경기는 백신 보급이 늦어서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식량·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공포도 밀려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3월 식품가격은 지난해 대비 8.4% 올랐다. 식량·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빈곤층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기업의 생산비도 상승하고 일반 물가와 임금도 올라서 고용이 감소한다. 청년실업은 더 늘고 금리도 상승해 자영업자와 기업이 도산하고, 가계부채도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다. 부실채권이 증가해 금융기관의 존립이 위협받고, 정부 부채도 크게 증대될 것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로 대출받아 산 아파트와 주식 가격도 하락해서 심각한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 상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차단에 따른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농산물을 대대적으로 수입했다. 글로벌 기상악화와 중국의 기록적인 농산물 수입으로 국제 식량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국제 원유·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면서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로 인한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어 걱정된다.

글로벌 애그플레이션과 식량위기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중국은 식량위기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 올해 평년의 4배에 가까운 양의 농산물을 수입할 예정이며, 4분기에 선적할 옥수수도 이미 구매했다. 또 이달 7일엔 미국산 옥수수 일일 구매량 중 5번째로 많은 136만t을 구매했다. 지난달 브라질은 1997년 이후 콩 월간 수출량으로는 가장 많은 양인 1260만t을 중국에 수출했다.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중국의 기초식량 수입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식량위기에 대비해 식량을 대대적으로 수입한 후 공공용으로 비축, 가격 안정을 위해 올 4분기에 이를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19가 터져 글로벌 식량공급망에 문제가 생겼던 2020년 식량 비축을 늘리고 수입처를 다변화한다고 발표했지만, 중국처럼 사전적 조치를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애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다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한 때다. 국회는 정부가 식량안보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는지 국정조사와 감사를 추진하기 바란다. 식량안보가 위태롭다면 기초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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