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규 칼럼] 통계로 다시 생각하는 코로나19

입력 : 202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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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사망자 적어 방역 성공적

지침 잘 지켜 코로나 시대 끝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년 반 가까운 방역지침 시행으로 사회적 피로감이 높아지고 긴장감은 떨어졌다. 이 느슨해진 틈을 바이러스가 파고들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 가장 힘들지만, 잘 견디면 분명히 일상으로의 복귀가 이뤄질 것이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단면역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백신이 필요한데,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을 비롯한 의료·제약·생명 산업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이 지배하고 있다. 서구 국가들은 단시간 내에 백신을 만들어냈고 ‘긴급승인’을 통해 접종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백신을 개발하고, 이를 긴급승인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이다. 세계적인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4월21일 자정 기준 미국의 총 확진자수는 326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전체 인구수가 약 3억3000만명이니 인구의 10분의 1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사망자수는 58만3000명인데, 이는 인구 100만명당 1754명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100만명당 사망자수는 35명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방역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총 확진자수는 54만1496명이고, 총 사망자수는 9710명이다. 한국은 확진자수 11만5926명, 사망자수 1806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100만명당 사망자수는 77명으로, 한국의 약 2.2배다.

가장 중요한 인명 피해 측면에서 한국의 방역이 상대적으로 성공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성공은 마스크 착용과 방역당국의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에는 자신의 건강은 물론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한다는 시민의식이 녹아 있다. 다소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질병관리청을 비롯한 방역 및 의료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마스크라는 무기로 바이러스와 싸우던 인류는 백신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개발했다. 대규모 백신 접종을 통해 사회 전체가 면역을 형성하려는 과정에 있다. 백신 수급 경쟁에서 한국이 한걸음 뒤처진 것은 사실이다. 이는 초기 성공적 방역 덕분에 백신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취했기 때문이다. 백신 조달에 보다 일찍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는 결과론이다. 코로나19로 사회 전체가 비상사태에 빠진 상황에서 서구 국가들이 개발한 백신은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은 100만명당 사망자수가 690명으로 한국의 19배에 달한다.

코로나19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선 백신 접종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백신이 코로나19를 완전히 종식시킬 것 같지도 않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에서도 여전히 적지 않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4월21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미국 6만3160명, 영국 2396명, 이스라엘 135명이다. 이스라엘 인구는 약 835만명으로, 한국의 16%다. 당분간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백신 접종 등이 모두 필요하다.

백신을 둘러싼 국제 갈등과 백신 민족주의는 백신 수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 불안감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시간틀에서 보면, 지금은 ‘코로나19 시대’의 마지막 국면으로 볼 수 있다.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한 방역지침 준수가 이뤄진다면 더이상 큰 인명 피해 없이 코로나19 시대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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