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봉 칼럼] 미국 대선이 주는 메시지

입력 : 202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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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저소득층 중시 바이든 당선

환경보전분야 등 농정 강화 전망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보다 경제를 우선시하고 과학을 무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서 패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진 미국 대선은 거짓과 선동, 인종·빈부 갈등으로 민주주의에 큰 상처를 남겼다. 대선은 미국을 빨간색의 공화당, 파란색의 민주당으로 갈라놓았다. 백인이 대다수인 미국 농민은 전통적으로 트럼프의 공화당을 지지해왔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농업정책은 5년마다 제정되는 농업법에 따라 결정된다. 농업법은 의원 입법이지만, 상원과 하원에서 개별적으로 만든 두개의 농업법안이 공청회를 거쳐 하나로 통합된다. 미국의 농업과 농식품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6%, 5.2%다. 농업취업자 비중도 전체 취업자의 1.3%에 불과하지만 농업의 정치적 힘은 막강하다. 미국의 근본은 농업이기 때문이다. 

미국 하원은 인구 비례에 따라 주별 의원수를 결정한다. 반면에 주별 상원 의원수는 인구와 상관없이 모든 주가 2명으로 같다. 미국 51개주 중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주가 35개 이상인 만큼 상원에선 농업을 적극 지원한다. 농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의석수가 줄고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약화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부러운 현실이다. 

미국 공화당은 주로 백인 농민 지주층을, 민주당은 농촌과 저소득층 소비자를 지원해왔다. 바이든 당선자는 농민을 넘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농촌인구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그는 활력이 넘치는 농촌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가 외면했던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전, 농촌 일자리 창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미국 농무성 예산의 76%를 차지하는 식품영양정책에서 빈곤층과 어린이·여성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커질 것이다.

미국 대선과 바이든의 농정 방향은 우리 농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중 하나는 진실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농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패배에서 보듯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농정은 실패와 함께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최근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밀 자급률을 10%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엔 2022년 목표치로 9.9%를 제시했지만 현재 결과는 1%에 불과하다. 정부는 정치권만 보지 말고 농민을 바라보며 올바른 농정을 세워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전형 농정도 강화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 생산 이외에 농촌 오염과 폐기물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농업활동에서 비롯된 환경오염과 쓰레기 처리는 배출자인 농민과 지방자치단체, 관련 정책부서에서 담당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농촌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식품폐기물 줄이기 운동을 전개하고 국산 농산물을 축산에 활용하는 순환형 농업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일사(社)일촌(村)운동으로 농촌에 기업과 공장을 유치해야 지역에 생기가 돌고 도시 주택난도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모든 국민에게 영양가 있는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빈곤층과 임신부·어린이에 대한 식품영양 보조와 올바른 식생활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농정이 나라의 근본인 농업·농촌을 바로 세우는 체인지메이커(사회혁신가)가 되기를 바란다.

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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