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봉 칼럼] 우리 농업 살리기 운동을 펼치자

입력 : 2020-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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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재난 등에 농업 기반 ‘위태’

소외된 농업, 기관이 나서 도와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 장마, 태풍 등 3대 악재로 농촌이 초토화됐다. 특히 9월초 잇따라 닥친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남부지방의 농경지와 생활 터전이 송두리째 날아갔다. 벼가 쓰러지고 시설채소용 비닐하우스가 무너졌다. 추석 대목을 앞둔 사과·배가 떨어지고 축산농가는 가축·축사·사료를 잃었다. 언제 복구가 끝나 농가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지급한 2차 재난지원금에서 농민은 제외됐다. 고용취약계층·자영업자·소상공인은 지원했지만 일부 농촌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는 이유로 농민은 포함하지 않았다. 재난으로 농민의 1년 수입과 농사 기반이 사라졌는데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빠지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농가인구가 전체 인구의 4.3%로 줄고, 그중 60세 이상이 60% 이상을 차지하다보니 정치권과 정부에서 농민을 뒷방 노인 취급하는 것 같다. 농민들이 말을 아낀다면 농업기관 종사자들이 나서서 정치권과 예산당국을 설득해야 한다. 농업을 홀대하면 우리 미래는 없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보릿고개를 벗어나 쌀 자급을 달성한 1970년대 중반 이후 급속히 증가했다. 국토 면적이 작고 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사람에 달렸다. 자손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업이 살아야만 나라도 산다.

‘하이선’이 한반도를 할퀴고 간 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계 공기업들은 9월 중순 한 일간지에 ‘세계로 가는 우리 농식품’이라는 홍보 기사와 광고를 4면에 걸쳐 게재했다. 케이푸드(K-FOOD)로 코로나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한다. 케이푸드의 근간인 우리 농업이 뿌리째 흔들리는데 대대적인 홍보를 하다니 어이가 없다. 섬진강댐 붕괴로 농경지와 마을이 침수됐는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방조제 수주에 노력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사막에 벼 재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글로벌 농업강국 솔루션을 제공한단다. 라면·김치 등의 수출 증가로 농림축산물 수출이 증대됐다는 홍보도 했다. 일간지에 나간 광고여서 피해를 본 농민들이 많이 보지 못했기에 다행이다.

얼마 전까지 개발도상국이라던 우리 농업이다. 농업기관들은 당분간 온 힘을 기울여 우리 농업을 살리는 데 집중하자. 농가경제는 매년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농가소득과 농업소득 모두 감소했다. 가구당 농업소득은 20.6%나 줄어 1026만원에 불과하다. 농가소득도 2.6% 감소한 4118만원이다. 올해는 3대 악재로 농업소득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도 국가 전체 예산은 8.5% 증가한 555조8000억원의 슈퍼 예산인데, 농식품부 예산은 2.3% 늘어난 16조1324억원으로 편성됐다. 농가경제는 점점 나빠지는데 정부 지원은 줄기만 하니 앞이 캄캄하다.

농식품부가 추가경정예산에서 농업 재난지원금을 받아내지 못했다면 농업기관들이 농민을 돕는 자구책을 찾아보자.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아 ‘금 모으기 운동’으로 나라를 살렸듯이 농민의 심부름꾼인 농업기관 종사자들이 앞장서 농업 재난지원금을 마련하자.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인 항공·관광·공연 업계는 살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봉급을 줄이고 순환제 근무로 휴직하면서 버티고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큰 피해를 보자 공직자들이 봉급의 5∼10%를 기부해 재난 복구를 지원했다. 농업기관 종사자들이 앞장서 ‘우리 농업 살리기 운동’을 펼쳐보자. 그래야만 국민이 농업에 대한 지원과 사랑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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