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상 칼럼] 스마트팜에 혁신 DNA를 더하자

입력 : 2020-03-16 00:00

데이터 기반 농산물 고효율 생산 가능 투자 확대·농산업 역량 제고 등 필요
 


요즘 ‘DNA’라는 용어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과거 바이오산업과 유전공학에서 사용되던 DNA(데옥시리보핵산)가 최근엔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ata·Network·AI)의 약자로도 쓰이는 추세다.

정부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신시장을 선도하고자 ‘초연결 지능화 인프라’를 의미하는 DNA 기반 디지털 선도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농업부문에선 시설원예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팜이 확산하고 있다. 대부분 센서·환경제어시스템을 통해 온실의 재배환경을 측정하고 온습도·양분 등을 자동·원격으로 관리하는 1세대 스마트팜이다. 온습도 조절을 위해 자동으로 온실 창문을 여닫고 냉난방 장치를 가동하는 ICT융복합시설이 정부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보급되면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 노동력 절감, 영농 편의성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1세대 스마트팜은 DNA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기술 활용과는 거리가 멀다. 개별 농가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미흡하다. 환경제어시스템을 설치한 농가 대부분은 네트워크상에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다. 지능화된 데이터 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재배기술 또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미래의 스마트팜은 다르다. DNA 기반의 스마트팜은 많은 농가가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다. 인공지능이 온실 내외부의 온습도와 일조량·토양성분·생육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생육조건과 재배방식을 찾아 작물을 키운다. 이것이 바로 ‘지능화된 초연결 차세대 스마트팜’이다.

이런 스마트팜의 필요성을 인식한 정부는 2021년부터 7년간 3867억원(국비 3333억원, 민간투자 534억원)을 투입하는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 사업은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의사결정으로 저투입·고효율의 농축산물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팜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연구개발에 관한 투자 확대만으로는 스마트팜 기술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생산성 정체, 고령화, 젊은 농업인력 부족 등의 농촌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 기존 시설원예농가에 대한 시설개선 지원과 농산업 전반의 혁신역량 향상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농기자재·시설, 빅데이터 수집·분석, 복합환경제어시스템 등에 대한 농산업 기업의 연구개발과 투자 확대, 실증성과의 산업화가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자재·ICT융복합시스템을 생산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산업 기업의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이는 곧 농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농산업 기업의 혁신이 농업 혁신·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생성돼야 한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데이터다. 농산물 생산·유통·소비 등 농식품 가치사슬 내 다양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분석·활용해 생산성 제고, 부가가치 확대, 새로운 시장 창출, 농업 외연 확장 등의 성과를 내야 한다.

정부와 민간 협력을 통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데이터 시장 창출도 필요하다. 이밖에도 스마트팜 기자재 및 ICT융복합시스템 수출 확대, 민간 주도의 투자와 기술컨설팅 확산, 스마트팜 관련 제조·서비스 기업의 기자재 표준화 등 스마트팜에 대한 농산업 전반의 역량을 높이고 혁신 생태계를 고도화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ICT와 스마트팜 활성화를 위한 기본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농민과 농산업 기업, 연구개발기관, 정부 등이 하나가 돼 스마트팜에 혁신 DNA를 추가한다면 세계적인 선진농업국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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