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한 칼럼] 미래농도(未來農道) 강원도

입력 : 2019-07-12 00:00 수정 : 2019-07-13 23:49

스마트농업으로의 신속한 전환 우수 농업인재 양성 혁신 이뤄야
 


강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소외와 규제, 분단의 벽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이 가득한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은 강원도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흔들어놓았다. 바로 이 지역이 한반도 평화시대와 머지않은 북방경제의 중심이 되는 기초를 만들고 있다. 넉넉한 산림자원과 생태환경을 보유한 강원도는 주요한 분야에서 4차산업혁명의 보금자리로도 부상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과거의 낙후는 미래의 기회요인이다.

강원도의 미래를 이끌어갈 마차들 가운데 농업이 있다. 강원도는 농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고자 움직이려 한다. 일례로 양구에서는 제법 오래전부터 전국 최상급의 사과·멜론·아스파라거스·수박이 나오고 있다. 멜론은 필자가 1990년대 초반 미국에서 처음 구경한 과일인데, 이것이 국내 최북단 민통선마을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이다. 인삼은 홍천이 최대 산지가 된 지 오래다. 기후변화로 강원도가 이미 많은 품목에서 다른 지역을 대체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스마트농업이 벌써 4차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농업도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게 됨으로써 더이상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역시 강원도 농업의 취약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제다. 물론 이런 비전이 특단의 노력 없이 그냥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도전과 치밀한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그중 우선 이뤄져야 할 과제 세개를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농업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농업은 더이상 다른 분야에 짐이 되거나 후순위에 자리한 영역이 아니다. 우리의 성장을 앞에서 이끌 첨단분야이며, 일상의 삶을 넉넉하게 하는 가치의 중심이다. 농업구조 개혁을 위한 투자확대와 함께 획기적인 기술진보에 부응하는 차원의 농업 바로 알리기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번째는 스마트농업으로의 신속한 전환이다. 스마트팜 기술을 촉진시키고 기후변화에 적합한 고소득작물을 위한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논란이나 불안은 공동체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극복해야 한다. 생산·가공·유통 등 제반과정에서 어느 지역보다 앞선 푸드테크 기반도 공고히 해나가야 한다. 지역의 청정성과 훨씬 향상된 접근성은 이를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푸드테크는 강원도 농업의 낙후성을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지름길이다.

세번째 중요한 과제는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우수인력이 농업에 진입하는 것이다. 농업의 미래는 대단히 밝음에도 젊은이들이 이를 선택하는 데 편견과 두려움이 아직 큰 것이 현실이다. 강원도엔 과거 7개의 농업고등학교가 있었지만 이제 순수 농고로는 고작 홍천농업고등학교 하나만이 남아 있다. 이 학교는 3년 전 미래농업선도학교로 지정돼 다양한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조영태 서울대학교 교수의 말처럼 4차산업혁명 시대 농업은 단순 기술영역이 아니라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과학이다. 유망한 청년들이 앞서 농업에 소명을 둘 수 있도록 농업인재 양성 혁신을 강원도에서 먼저 이뤄야 한다.

강원도에서는 곧 지역농업 혁신을 위한 거버넌스가 만들어진다. 앞서 제시한 과제를 중심으로 지역농업을 전혀 새롭게 바꾸는 과업에 착수하게 되는 것이다. 만만한 과제는 결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비전을 명확히 하고 지역의 컨센서스(총의)를 확보함과 동시에 속도감 있게 핵심과제를 실행해나간다면 강원도가 머지않아 우리 농업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육동한 (강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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