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일 칼럼] 인구감소 시대, 농촌이 생존하려면

입력 : 2018-04-13 00:00

 


최근 수년간 일본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한 대책으로 지방창생(地方創生)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1억2808만명으로 정점에 달했던 총인구가 2060년에는 8674만명, 2110년에는 4286만명으로 감소하고 1727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896개가 소멸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일본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줬기 때문이다.

아베정부는 정책의 기본방향을 고용의 질과 양의 확보(일자리창생), 유용한 인재 확보·양성 및 결혼·출산·자녀교육 지원(사람창생), 지역특성에 맞는 과제 해결(지역창생) 등 세가지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창생종합전략과 광역·기초자치단체 차원의 지방판 종합전략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장기비전으로 2060년까지 1억명 수준의 인구를 확보하고, 실질 경제성장률을 1.5~2%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2031년 5296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65년에는 4302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015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비율 12.8%로 고령화사회의 문턱에 이른 인구구성이 2026년에는 20%를 넘어서며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전국 평균치에 앞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구감소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토연구원은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전국의 도시 가운데 최근 20년(1995~2015년)간 연속해서 인구가 감소하고 최근 40년(1975~2015년)간 정점 대비 인구가 25% 이상 감소한 20곳의 지방 중소도시를 ‘축소도시’로 분류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북 7곳, 전북 4곳, 충남과 강원 각각 3곳, 전남 2곳, 경남 1곳이 여기에 속한다. 그중 강원 태백 등 8곳은 인구가 정점 대비 절반 이하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20곳 모두에서 재정자립도(2015년 기준)가 30%를 밑돌았다. 특히 전북 정읍 등 5곳은 15% 미만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축소도시들이 인구감소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외연 확대를 위해 달성불가능한 수준의 계획인구를 책정하고 있어 방대한 자원낭비와 심각한 재정부실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강원 동해 등 7곳 축소도시의 경우 2015년 인구가 도시기본계획에서 설정된 계획인구의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전국적으로도 일반화돼 있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2020년 계획인구를 모두 합치면 1300만명 정도가 뻥튀기되고 있을 만큼 실제인구와의 괴리가 심각하다.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의 메가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냉엄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지방 중소도시들은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발전을 통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근본적인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은 대도시 흉내내기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각자가 사는 지역에 관계없이 문화·경제·의료·주거·교육 등의 기회를 고르게 누리는 것이다. 작지만 행복한 지역, 삶의 질이 높은 지역 가꾸기를 뜻한다는 점을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정책 측면에서는 고도성장기에 추진했던 외곽지역의 무분별한 팽창을 청산하고,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인구와 산업을 집중해 집적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일본 도마야시 등에서 시도된 바 있는 압축도시(Compact City) 전략을 참고하면서 한국의 여건을 감안한 새로운 모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영일 (농정연구센터 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