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도시농업과 농촌의 방향

입력 : 2021-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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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시내 지하철역에서 스마트팜으로 키우는 상추를 봤다. 도시농업이 발전해 이젠 농업이 가장 도시적 상징인 지하철 역사까지 진출했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도시농업이 활발해지면 활발해질수록 점점 더 농업·농촌이 쓸모없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위기감이 든다.

도시농업은 한마디로 도심 속 ‘작은 농촌’이다. 도심 속에서 작은 텃밭 등을 가꾸며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가까이 하고, 이를 통해 도시민은 생명의 소중함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 살아가는 농민으로서 도시농업을 바라볼 때 몇가지 걱정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도시농업이 활성화하면서 농촌과 도시의 교류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 세대의 대부분은 도시에서 자라 진짜 농촌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도시농업을 통해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농업·농촌을 경험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도시농업이 농업과 농촌에 대한 욕구의 확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도심 속 작은 텃밭에 대한 만족으로 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도농간 이질화·양극화를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높은 빌딩 속 도심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은 자연을 접하고자 주말이나 쉬는 날을 통해 농촌으로 유입된다. 그런데 도시농업이 활성화하면서 도시에서 농업을 경험하면 농촌체험을 하려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환경개선, 경관향상, 공기정화, 정서함양, 교육효과 등 도시농업의 장점이 부각될수록 도시에서 농촌의 역할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농촌의 역할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드는 것이다. 다양한 도시농업의 예시 중 하나인 식물공장을 생각해보면 더욱 큰 모순과 고민이 발생하게 된다. 도심에서 많은 농산물이 생산됨으로써 먹거리 생산을 책임지던 농촌의 역할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과도한 것일까? 로컬푸드가 각광받는 상황이라 도심에서 농산물이 생산된다면 농촌지역에서 농산물을 얻기보다는 거리가 가까운 도심 속 농산물 재배업체로부터 농산물을 공급받는 게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물론 도시농업은 도시를 위해서도, 농촌을 위해서도 개발되고 유지돼야 한다. 다만 방향성이 맞아야 한다. 도시농업은 생산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닌, 농업의 이해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로 가야 한다. 기술 발전과 더불어 도시농업이 발달되며 주 목적이 점점 더 생산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라는 지역 여건과 토지 이용 등의 문제를 생각하면 도시에서의 농산물 생산엔 분명히 한계점이 있다. 농약 사용과 폐기가 무분별하게 오용이나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망도 도시농업은 미흡하다.

농산물 생산의 주체는 농민에게 맡기고, 도시농업은 지역농산물의 소비를 촉진시키고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도시농업이 생산이 목적이 아닌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농업과 농산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도시농업을 제대로 된 식생활교육 수단으로 이용할 필요도 있다. 도시농업은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도 농업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도농간 연결고리를 형성할 수 있는 도구로써 손색이 없다. 도시농업이 부디 도시와 농촌이 상호간 파트너십을 통해 건강한 발전을 이룰 수 있길 희망한다.


안다섬 (장안산할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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