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청년농 범주 어디까지인가

입력 : 2021-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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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농업 선진국은 청년농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수가 실질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국은 청년농(35세 미만)이 2007년 5.4%에서 2017년 6%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일본도 마찬가지로 청년농(40세 미만)이 2010년 4.6%에서 2018년 5%로 증가했다. 유럽도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추세가 일관되지 않고 등락이 심하며 최근엔 감소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청년농수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감소하다 2010년 이후로 증가했다. 그러다 2014년까지 다시 감소 추세를 보인다. 청년농 육성 등 다양한 국가정책이 시행되고 농업에 관심이 높아지자 2015년 잠깐 반등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여러 선진국들이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농업계는 실질적으로 청년농 확보에 실패했다고 보는 게 맞다.

청년농의 감소 원인은 두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는 국가정책의 변동 때문이다. 만 34세인 청년농의 나이 기준을 지난 2018년 만 39세로 확대함에 따라 증가와 감소가 일시적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는 농업 그 자체의 특성 때문이다. 국가정책에 따라 청년농으로 농촌에 거주하며 농업생산 활동을 했으나 다른 직종에 비해 시간적 투자가 많은 농업생산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 ‘탈농업’했을 가능성이 있다. 현실에서 본 바, 후자의 이유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농촌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토지ㆍ농기계ㆍ자금ㆍ거주지 등 도시에서 일반 직장생활을 하는 것과는 모든 게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농촌에서 농민으로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

농민을 위한 저금리 대출을 예로 들자면 후계농업경영인육성자금은 최대 3억원 한도에 2% 고정금리로 5년 거치 10년 균등상환의 조건을 두고 있다. 이를 풀어서 해석하자면 5년간 3억원에 대한 이자를 내고 5년 뒤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합해 대략 300만원 가까운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처음 농사를 짓는 청년농에겐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청년농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청년농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청년농의 인정 범위를 다양한 범주로 늘리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6차산업이 생산ㆍ가공ㆍ체험 등 다양한 분야를 인정하듯이 청년농의 범주도 전업농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농업회사법인 또는 영농조합법인에서 일하는 근로청년농까지 포함해야 할 것이다. 청년농의 기준을 단순히 34세에서 39세로 늘리는 것으론 부족하다.

또 무작정 처음부터 영농활동에 뛰어들도록 권장하는 정책을 탈피해야 한다. 대신 청년농들이 농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초기에는 농업 관련 회사에서 생산ㆍ가공ㆍ체험 활동 등을 해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농촌에서 자신의 적성을 찾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충분히 줘야 한다. 그 뒤에 생산활동 방안을 찾도록 해야 이들이 오랫동안 정착해 농촌에 남을 수 있다.

이것이 청년농이 농촌에서 잘 적응해 앞으로 장년농민이 되고, 궁극적으로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농민이 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아닐까? 청년농은 단순하지 않다. 다양한 범주의 청년농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정원 (미녀농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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