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코로나 우울의 치료제가 될 화훼농업

입력 : 2021-01-13 00:00 수정 : 2021-01-19 13:32

01010101401.20210113.900011675.05.jp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농촌에는 분명 새로운 기대감이 있었다. 6차산업 시대를 맞아 농산물 생산뿐 아니라 교육과 체험 등의 다양한 부가활동들이 농촌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분재 등 관상용 식물을 재배하는 일이 주였던 화훼업계 종사자도 1차산업에서 발전된 다양한 방향으로 화훼업을 재정의하고 있던 차였다.

하지만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상황에서 화훼농가는 고민이 더 깊어지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화훼는 여타 농업과는 다르게 필수적인 삶에 해당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국에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관상용 식물에 대한 지출을 줄일 것이고, 이에 따라 화훼농가들이 어려워질 것도 분명했다. 벌써부터 봄 대목장사는 망쳤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나는 작은 가능성, 조그만 희망을 본다. 사람들이 집에 하나둘씩 식물을 들이고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생활이 늘자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11월에 발간된 ‘카카오 코로나 백서’의 유의미한 데이터로 설명될 수 있다. 연초 대비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에서 거래량이 가장 크게 늘어난 분야 중 하나는 바로 원예용품이었다. 지난해 2월부터 점차 거래량이 상승해 3월에는 상승률이 100%가 넘었고, 1차 대유행이 극에 달했던 4월에는 218%까지 증가했다. 연초 대비 100% 이상의 소비량 증가 추세는 지난해 6월까지 이어졌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심한 외로움을 겪는 독거 어르신들에게 반려식물을 나누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원예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필자의 유튜브 채널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올라갈수록 조회수와 구독자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보려고 한다. 많은 화훼농가가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 있을 것이지만 소비자와 함께 이겨낼 방법을 찾고자 한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과 사람간의 관계 단절로 인한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이 문제가 되는 현 상황에서 화훼농가들이 길러내는 식물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식물을 처음 기르거나 식물을 ‘죽여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쉽게 식물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식물 키트를 만들어 배달서비스를 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집으로 배달된 자연은 코로나 우울을 쫓아내는 데 특효약이 될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유튜브가 활성화한 시대에는 동영상을 통해 식물 기르는 법을 알려주는 게 가능하다. 화훼농가들이 적극적으로 이같은 서비스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번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봤다면 더이상 식물이 없는 삶은 허전할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이 일상으로 돌아온 뒤, 온라인으로만 만나온 곳을 직접 방문해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를 마음껏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농촌이 역할을 했으면 한다. 비록 허름한 비닐하우스 안일지라도, 그 안에는 힘든 시기에 우리를 위로해줬던 식물이 자라고 있기에 농촌이란 공간이 우리 삶에 새로운 안식처가 되었으면 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연스러운 6차산업으로의 이동이며, 진정한 코로나 우울의 치료제라고 생각한다.

이보현 (바이그리너리 대표)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