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파밍테라피’로 진정한 치유를

입력 : 2020-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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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밍테라피’는 ‘파밍(Farming·농사)’과 ‘테라피(Therapy·치료)’를 합성한 말이다. 우리말로는 ‘치유농업’이라고도 한다. 파밍테라피는 농사·농촌을 매개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고통을 경감해 온전한 나의 삶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을 섭취하거나 인위적 환경에서의 행동치료를 수반하지 않고도 스스로 내면에서 우울감 해소법을 찾을 수 있어 현대인에게 각광받고 있다.

약 없이 어떻게 치료가 되느냐고 묻겠지만 농촌에 와서 자연을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흙을 만지며 생명이 움트는 것을 느낄 때, 햇빛의 온기와 바람의 청량감이 오감을 깨울 때 사람의 몸은 치유돼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농촌의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은 햇빛·바람·경관·온도·소리·습도 등 이로운 요소가 인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사람의 심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도 햇빛을 쬐면 비타민D가 생성돼 뼈가 튼튼해지고, 바람을 한껏 들이쉬면 폐활량이 늘어난다.

또 이같은 이로운 요소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마음과 몸의 안정을 되찾게 한다. 스트레스 해소는 우리 신체의 면역력을 높여 궁극적으로 건강을 유지시킨다. 무엇보다 농촌·자연과 함께하면 정서적·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속세에서 상처받은 채 품 안으로 들어온 인간을 대자연은 아무 말 않고 보듬어 안는다. 이를 통해 인간은 외부의 강제력 없이 자기 안에서 고통을 이겨낼 재생력을 되찾을 수 있다.

많은 연구 결과가 파밍테라피의 효과를 증명한다. 국내에서 진행된 농업 관련 청소년 및 아동 대상 연구논문을 살펴보면 텃밭활동처럼 농촌에서 농업과 관련된 활동을 한 아이들은 분노와 공격성이 완화됐으며 정서가 안정됐다. 타인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감소했으며 자존감은 증가했다. 이외에도 우울감이나 스트레스는 줄어들었고, 스트레스 대처능력은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

농업·농촌의 치유 효과는 나이대도 가리지 않는다. 고령층에서는 건강을 증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노인의 경우 주 1회 2시간씩 27주간 텃밭활동을 하자 콜레스테롤이나 체내 지질 함량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또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숲길 2㎞를 30분간 걸은 사람은 긴장·우울·분노·피로·혼란 등 부정적인 감정이 감소한 반면, 지식을 획득하고 사용하는 인지능력은 향상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파밍테라피 효과는 이미 해외에서도 오래전부터 연구가 진행돼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미국에서는 230년 전인 1789년, 벤자민 러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교수가 흙을 만지는 것이 정신병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치유농업이 상당히 발달한 네덜란드에서는 농장체험을 우울증에 대한 정신과 처방의 하나로 고려할 만하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파밍테라피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반드시 텃밭을 가꾸지 않아도 되며, 농촌을 찾아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 된다. 그저 생명이 잠들어 있는 흙을 한번 만져보고, 바람을 한껏 들이쉬어보고, 눈을 감고 햇빛을 느껴보면 된다. 사실 도시에선 맨손으로 흙을 만져볼 기회도 흔치 않다.

새해엔 많은 이들이 농업과 농촌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심신을 치유할 수 있길 바란다. 이를 통해 사회가 진정으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길 소망해본다.

이정원 (미녀농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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