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2021년의 농촌이란

입력 : 2020-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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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다. 한해가 저문다. 곧 2020년은 과거가 되고, 2021년이 현재가 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다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제는 새로운 정상, ‘뉴노멀(New Normal)’에 적응해야 한다.

농촌도 마찬가지로 ‘뉴노멀’을 맞이하고 있다. 농업의 역할은 달라졌고 소비 성향도 바뀌었다. 이것이 농업계가 적응해야 할 ‘새로운 정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농촌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할까? 처음에는 금방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모습들에 이제는 적응하며 생활하는 것처럼, 농촌도 어쩌면 사회에서 더이상 옛날과 같은 역할과 위상을 되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남겨야 할 농촌의 순기능, 그리고 변화돼야 하는 모습들을 고민하곤 한다.

예전에는 ‘농촌’ 하면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곳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농민과 농촌은 그 기능을 열심히 가꾸고 유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이 변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더이상 하루에 세끼를 먹지 않는다. ‘밥심’이라는 말도 옛말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간헐적 단식’ ‘고단백 다이어트’라는 개념이 생겨나며 아예 밥(탄수화물)을 먹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까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농업계의 변화는 더디다. 꼭 삼시세끼 밥을 먹어야 하던 과거, 다시 말하면 농업계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던 지위가 ‘필수불가결’한 때와는 달라졌다는 걸 농업계 내부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더딘 변화는 역설적이게도 귀농인을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 귀농해 농사를 짓는 분들은 소중히 길러낸 농산물을 시장에 내놨을 때 잘 팔리지 않으면 대개 섭섭함을 느낀다. 소비자들이 매서운 눈으로 던지는 “왜 당신 농장 것을 구매해야 하죠?”라는 질문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뉴노멀’의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농업의 존재란 예전과 같지 않다. 소비자가 반드시 농산물을 소비할 필요도 없고, 더군다나 ‘우리’ 농산물을 사 먹어야 할 의무도 없다. 농산물을 왜 소비해주지 않느냐고 하기보다는 반대로 소비자에게 어떻게 농촌의 역할을 느끼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민의 결과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올해처럼 코로나19 같은 질병이 창궐한 때에는 어떨까? 코로나19로 사람들은 점점 더 지속가능한 소비를 늘려가고 환경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가 환경을 마구잡이로 다루는 과정에서 동물과 인간 사이의 생활 경계가 없어지며 옮아온 질병이라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농업은 소비자에게 환경친화적인 모습을 강조해야 한다. 토양의 건강을 생각하며 농사를 지어 생산한 쌀은 관행농이 생산한 쌀보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더 자극하며 잘 팔릴 수 있다. 혹은 약제를 적게 사용해 생산한 과일은 비록 못난이 농산물이지만 과일의 외형적 가치보다 환경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이다. 또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식으로 농사를 지으면 최근 들어 부각되기 시작한 농업 가치인 환경 보전의 가치도 지킬 수 있다. 소비자가 농촌에 기대하는 바는 이제 ‘식량 생산’보다는 ‘맑은 공기와 산림’ 같은 가치인 것이다.

농업계의 2021년은 거스를 수 없는 ‘뉴노멀’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 되길 바란다. 그래야만 농업계만의 새로운 정상 상태를 가질 수 있다.

김진환 (백련동편백농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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