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 시급하다

입력 : 202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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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원 헬스(One Health)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간과 동물·환경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돼 있어서 동물전염병 관리도 단순히 동물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국내 동물 전염병 관리를 위해 두가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이다. 이 법은 가축 전염성 질병이 발생하거나 퍼지는 것을 막음으로써 축산업 발전과 공중위생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동물의 전염병을 다루는 유일한 법이다. 법은 가축전염병을 1∼3종으로 나누는데 분류에 대한 정의와 기준은 없다. 질병 전파 속도, 국내 발생 여부,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 등에 따라 분류됐다고 추정하는 정도다. 분류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문제는 새로운 가축전염병을 1∼3종 가운데 추가해 분류할 때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따라서 분류의 정의부터 명확하게 해야 혼선을 피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독특하게 법정 가축전염병 모두를 국가가 관리한다. 축산업 기반이 약했던 1970∼1980년대에는 모든 가축질병을 국가가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 축산 현장은 전반에 걸쳐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특히 질병 관리 측면에서는 국가와 민간이 담당할 영역을 나누어도 충분한 상황이 됐다.

대부분의 축산 선진국은 가축전염병을 국가 방역기관에 신고하는 국가관리 질병과,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질병으로 명확하게 구별하고 있다. 우리도 1·2종 가축전염병은 최대한 신속하게 국가 방역기관에 신고해 살처분·도태를 바탕으로 질병 전파를 막는 국가 주도 방역체계로, 3종은 치료와 회복을 목적으로 민간 전문기관 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민간 주도 방역체계로 구별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최근 우리나라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이 지속 발생하고 있고 럼피스킨병 같은 신종 동물감염병 유입 가능성이 높아져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의식이 고조돼 있다. 그러나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설정된 특별 방역기간이 연중 지속되고 이에 따른 방역부서의 피로도는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돼지써코바이러스감염증(PCV2)·돼지유행성설사병(PED)·소바이러스성설사병(BVD) 같은 생산성 저하 질병들까지 국가가 주도해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충분한 역량과 잠재력을 갖춘 민간 기관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3종 가축전염병 방역관리 체계를 민간 주도로 개선하고, 민간 주도 관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농장 전문 수의사 제도 신설을 제안한다.

둘째, 반려동물 전염병 예방법이 필요하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가축이 대상이며 반려동물에는 적용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는 최근 감염이 늘고 있는 개의 브루셀라병 같은 사례에서 드러난다. 브루셀라병은 2종 가축전염병으로,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가축에서는 양성으로 판정되면 치료가 금지되고 살처분한 후 보상금을 지급하는 절차가 진행되는데 동일한 방식을 반려동물에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

그 어느 때보다 동물전염병이 인류 건강과 일상생활에 막대한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축을 포함한 동물전염병 확산을 막아내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새로이 담아야 한다. 또 반려동물 전염병 예방을 위한 새로운 법 제정도 필요하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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