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반려동물과 경제산업동물의 복지에 대해

입력 : 202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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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의 ‘동물권’을 주장하는 요구가 커진다. 심지어 ‘경제산업동물’에까지 반려동물과 같은 동물복지를 요구하며 갈등이 심화해 이에 대한 균형 있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나 국회는 동물복지에 대한 수용성 등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정책을 펴고 입법활동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언론도 특정 집단의 의견을 집중 또는 선별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갈등이 심화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이에 반려동물과 경제산업동물의 동물복지 현실을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동물복지라는 개념의 정의와 적용 범위를 살펴봐야 한다. 동물복지는 동물에 대해 생태계 최상위 의사결정권자인 인간이 베풀 수 있는 보호·배려·관리·복리 등 실질적인 시혜적 행위가 수반되고 정서적 가치가 내재돼 있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동물을 기르는 보호자의 다양한 동기(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46%는 애완 목적)에 의해 유발되며 따라서 동물복지를 명확한 의미로 규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동물복지를 법으로 규정하다보면 동물이 아닌 인간 중심 방식이 될 수밖에 없어 동물복지와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우선 반려동물(애완동물)에 대한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사육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들 사이의 인식 차이를 분명히 인정하고 새로운 반려동물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달말 농식품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생각함’을 통해 반려동물 관리방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청취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반려동물 등록의무’ ‘반려동물 입양 전 교육의무’ ‘반려동물 학대 행위자의 사육금지 여부’ ‘개 물림의 대상견 안락사 필요성’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는데 응답자 86%가 반려동물을 현재 키우고 있거나 키워본 경험이 있었으며 대부분의 설문에 90% 이상이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

누구나 무분별하고 손쉽게 반려동물을 키우고 버릴 수 있는 저급한 반려동물 사육 행태를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 국내 생산이나 수입을 통한 반려동물 공급시스템을 빈틈없이 관리할 수 있도록 투명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사육자에 철저한 동물복지적 관리 책임을 부과하고 동물의 탄생부터 장례까지 통합적 이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더이상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주춤거리는 정책 표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정부의 정책 추진을 요구한다.

다음으로 경제산업동물의 동물복지를 살펴보면 현재 동물복지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과 운송·도축 모든 과정에 대해 동물복지 인증제도가 도입돼 있다. 그러나 동물복지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인증농장 397곳 가운데 산란계가 209곳, 육계가 137곳으로 가금류가 87.2%를 차지하고 있어 중·대가축의 경우 관심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경제산업동물은 경제수명에 도달할 때까지 사람에 의해 복지가 관리되다 그 이후엔 유용성과 경제성이 있는 방향으로 전환돼 이용된다. 그럼에도 정서적 가치 중심으로 동물복지를 강요하면 비용 투입이 늘어나고 결국 이런 생산·사육 시스템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경제산업동물은 복지와 경제성의 경계선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다소나마 동물복지가 상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와 동물 소비자의 이해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승헌 (한국생명환경자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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