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광역시 농민수당 도입 과제

입력 : 2022-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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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수당은 농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논의를 시작해 현재는 9개 도 단위 광역지자체 모두에서 관련 조례 제정을 마무리하고 시행 중이다.

하지만 농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광역시는 대부분 농민수당 도입을 꺼리는 상황이어서 이들 지역 농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같은 농어촌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광역시 행정구역이라는 이유로 농민수당에서 제외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광역시 가운데 현재 농민수당 관련 조례를 제정한 곳은 울산·인천 2곳뿐이다. 이마저도 올해 지급이 불투명하다.

특히 대구에서는 군위의 대구 편입 문제와 맞물려 농민수당 도입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경북에선 올해부터 농민수당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군위 농민들도 올 상반기에는 농민수당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유치 과정에서 나온 군위 측 요구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에는 군위가 대구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군위 농민들이 하반기에는 농민수당을 받지 못하게 돼 상당한 불만과 반발이 예상된다.

광역시에서 농민수당을 쉽게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농업과 농민 비중이 작기 때문일 것이다. 농민수당 도입을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다. 대구에서 군위를 포함한 모든 농가에 해마다 60만원을 지급한다면 256억원가량 예산이 필요하다. 2019년 대구 본청 농정예산 중 시비가 약 137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예산 확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구 지역에서 예산을 분담하도록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도시 지역인 동구·수성구·달서구에서도 각각 20억원 이상의 예산을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예산을 확보한다고 해도 농민수당 지급에 대해 다른 부문에서 반발이 생길 수도 있다. 대구에서는 소상공인, 미취업 청년 등 사회적 약자로 볼 수 있으나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비농업 부문과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농민수당이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보상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부문에서 이를 쉽게 납득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광역시 농민 특성이 광역도와 다른 만큼 지급 대상 선정에도 신중해야 한다. 광역시는 일반 농촌에 비해 소규모 농가 비중이 커 같은 경지 면적이라도 광역도에 비해 농민수당 지급 대상이 많다. 또한 2종 겸업농가·부재지주·취미농 등이 많아 농업에만 종사하는 엄밀한 의미의 농민이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농지 소재지 기준 적용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광역도와 달리 광역시에는 지역 외부에만 농지를 가진 농가가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도 농민수당을 지급해야 할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대부분 광역도 농민수당에서는 지역 거주 조건과 함께 지역 내 농업 종사 여부를 지급 조건에 포함하고 있다.

농민수당 도입을 위해 광역시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대부분 지역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다양한 지역 주체들이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쟁점들을 논의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민수당 도입을 위한 지역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세부방안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광역시의 특성을 고려해 농민수당 도입으로 예상되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급 대상 선정 기준과 갈등 해소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소득 농민, 은퇴 농민, 여성농민 등 농업 부문은 물론 소상공인, 미취업 청년 등 소위 사회적 약자이지만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비농업 부문과의 형평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채종현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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