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새 정부 농정공약 실천이 중요한 이유

입력 : 2022-03-18 00:00

01010101901.20220318.900045051.05.jpg

거대 무역협정 농업에 큰 타격 

농업 보호·육성 책무 준수해야

 

전국을 뜨겁게 달군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됐다. 대선 국면에서 거대 양당 후보의 지지율이 초박빙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국민들은 참으로 혼란스러웠다.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오로지 상대방 흠집 내기로 점철된 20대 대선은 아마 최악의 대선으로 남을 것 같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대통령 당선인은 두 진영으로 나뉘어 상처 받은 국민들을 품고 통합의 장으로 나가야 한다. 지금 국제 정치는 ‘3차 세계대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란스럽다. ‘서방진영’과 ‘공산진영’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긴장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도 이러한 국제적 위기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비상한 각오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통해 이러한 불안 요인들을 직접 챙겨야 할 것이다. 특별히 에너지와 식량안보는 평상시와 다른 고도의 전문적이고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매우 크다. 하지만 이와 연계된 농민들 삶도 그에 못지않게 어렵다. 농업은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다시는 일으켜 세우기 힘든 상황으로 떨어질 수 있다.

농업 생태계에 ‘혁명’이 될 수 있는 시장개방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업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중국 중심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과 일본 중심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브라질·아르헨티나 중심의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등이 하나씩 우리 먹거리 시장 속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앞으로 5년은 우리 농업 생태계의 큰 격동기가 될 것이다. 20대 대통령의 농정공약과 그 실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19대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은 농업의 가치가 존중받고,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며, 도시와 농어촌이 상생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사람 중심 농업과 수산업을 만들 수 있도록 ‘농정의 틀’을 바꾸겠다며 ‘7대 공약’도 발표했다. 특히 ‘대통령이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첫번째 공약은 농민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퇴임을 앞둔 이 시점에서 그 감동은 지속되지 못했고, 오히려 수없이 많은 농민들이 분노했다.

그렇다면 윤석열 당선인은 어떤 농정공약을 발표했고, 공약 실현을 위한 전제는 무엇일까. 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의 기반 위에서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슬로건 아래 10대 농정공약을 내놨다. 농정은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구체적으로 농업직불금 예산 5조원으로 2배 확충 등 그동안 농민들이 요구한 소망 대부분이 담겨 있다. 그런데 지나온 시간을 반추해보면 대선 때마다 제시된 농정공약은 정권 내 이행되지 못했고 농민 만족도도 매우 낮았다. 이는 당선인들의 농정에 대한 가치와 철학이 빈곤하기 때문이라고 감히 지적하고자 한다.

그럴듯한 농정공약이 중요한 게 아니다. 농정은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근본적 이해와 관심에서 출발한다. 일찍이 시인 괴테는 “눈물을 흘리며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괴로움에 쌓인 밤을 잠자리에 울면서 새운 적이 없는 사람은 하늘의 힘을 모른다”고 했다.

부디 이번 대통령 당선인은 상대편 진영에서 제시한 농정공약도 잘 살펴 헌법 제123조에서 명시한 ‘국가는 농업 및 어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해야 할 책무를 다해주기 바란다. 그래서 5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농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퇴임하는 대통령이 돼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정승헌 (한국생명환경자원연구원장·한우정책연구소장)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