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새 정부 핵심 농정과제, 공익직불제 확충

입력 : 2022-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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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제도론 ‘미흡’…보완 필요

예산 확대·프로그램 다양화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약 60일 앞으로 다가왔다. 3월9일 선거가 치러지고 얼마의 시간이 더 흐르면 ‘대통령이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하면서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고 새 정부가 등장하게 된다.

현 정부가 스스로 손에 꼽는 농정공약 이행 성과는 2020년 5월부터 시행된 공익직불제다. 문재인정부는 출범하면서 ‘공익형 직불제 중심의 농정 전환’을 핵심 농정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쌀·밭·조건불리 등 기존의 다양한 농업직불제를 공익직불제라는 이름으로 통합 개편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었다. 공익직불제 중심 농정 전환은 농가소득 안정뿐 아니라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도입한 공익직불제는 아직 미완성 상태라는 것이 중론이다. 먼저 정부가 2020∼2024년까지 공익직불제 예산을 2조4000억원으로 고정한다는 국가재정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농업계의 실망감이 컸다. 일각에서는 5년간 공익직불제 예산을 동결한 것은 공익직불제 중심 농정 전환이라는 공약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야박한 평가마저 내린다.

무엇보다 현행 공익직불제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확산을 위한 프로그램이 미흡한 반쪽짜리다. ‘공익’ 직불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것은 물론 공익직불제 도입의 법적 근거가 되는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제시한 목적과도 맞지 않는다.

현재의 공익직불제는 전체 집행 예산의 97%가량이 기본형 공익직불금에 지급된다. 기본형 공익직불금은 중소농의 소득 안정을 위한 농가당 120만원의 소농직불금과 면적직불금으로 구성된다. 반면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증진을 위한 선택형 직불 프로그램은 매우 부족하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 확산에 기여하는 공익직불제 확충은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농촌’이라는 농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탄소중립으로 대변되는 국가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시대의 요청이기도 하다.

공익직불제 확충을 차기 정부 국정과제로 반드시 채택해야 하는 이유다. 올 5월 공식적으로 출범하는 새 정부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 확산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농촌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 일환으로 공익직불제 예산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 특히 국민과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공익형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지역·마을·농가의 특성을 반영해 주민들의 활동이 실제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민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납득할 만한 적절한 정책 성과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활용해 체계적으로 성과를 관리해나가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정량화된 환경·경제적 영향평가 결과를 국민과 지역민에게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공익직불제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높여갈 수 있어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이 발효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들어서는 정부에 농민들이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공익직불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돼 농업과 농촌이 가진 다양한 공익적 기능과 가치가 국민 인식 속에 더 크게 자리 잡아가길 희망한다. 또 공익직불제가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

임정빈 (서울대 교수·한국농업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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