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농업 디지털 전환, 기반 조성과 사람이 핵심

입력 : 202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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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농현장 ‘스마트화’ 필요

온실 표준화·청년농 육성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가간 무역갈등, 기후변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위한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두개의 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뉴딜은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요소이자 코로나19로 가속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T)’에 대응하고 변화를 선도해나가기 위한 투자다.

농업은 농업인구의 급감과 농경지 감소로 토지·인력 중심에서 정보통신기술(ICT)·데이터 기반의 스마트농업으로 생산방식이 전환되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원 전환도 요구받고 있다. 농업 생산방식·에너지원의 패러다임 전환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경쟁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농업부문의 디지털 전환은 농업 생산·유통·소비 등 모든 과정에 걸쳐 자원과 프로세스를 표준화·모듈화해 디지털화한다. 이를 통해 생산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각기 다른 주변 환경과 주관적 요소(생산시설 형태, 구성요소, 재배자의 기술 수준 등)에 따라 농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농민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형태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농업의 디지털 전환은 스마트농업으로 출발해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현장에 전파되지 못한 실정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스마트팜을 시설원예 7000㏊, 축산농가 5750가구에 보급한다는 목표를 내놨고, 노지 스마트팜 보급을 위해서도 시범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농업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스마트농업이 연구·시범 단계를 벗어나 국내 모든 농업현장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내 농업환경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이 매우 열악하다. 농가당 농경지면적은 1.6㏊로 네덜란드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온실면적은 네덜란드의 5배가 넘지만 이 가운데 85%가 단동 비닐하우스다. 네덜란드가 시설원예의 디지털 전환에서 앞서가는 이유는 온실 대부분을 벤로형 유리온실 형태로 표준화·모듈화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논농업 기계화율이 빠른 속도로 높아졌던 배경에 대규모 경지 정리를 통한 기반 조성이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된다. 따라서 국내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해서는 단동 비닐하우스 위주의 생산기반을 연동온실로 전환하고 밭 경지 정리를 통한 기반 조성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사람의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디지털 전환은 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농민의 마인드와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농업에 대한 비전을 전환시키는 교육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 모든 농민이 디지털 기술과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유연하게 소통하며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하는, ‘데이터로 농사짓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농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농업기술자가 아니라 디지털 전환의 주체로서 가치관과 철학을 겸비한 청년농이 필요하다.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갈 청년농이 보다 쉽게 농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재정적 뒷받침도 확대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의 주체로서 역량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스마트팜 창업을 위한 제도·정책도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영농정착자금과 창업솔루션 또한 표준화·모듈화해 창업자가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이종원 (한국농수산대학 원예환경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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