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토양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입력 : 2021-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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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외 탄소배출원 무시 못해

기후변화의 시대…더욱 유념해야

 

세계 에너지통계에 따르면 2020년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 대비 5∼7% 감소해 10년 전보다 낮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유통·소비가 줄어드는 등 인간의 활동이 멈춘 탓이다. 화석연료 사용이 감소하면서 이산화황·질소산화물, 그리고 오존 같은 대기 오염물질의 농도는 낮아졌다. 하지만 미국 해양대기청은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오히려 2.6ppm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증가폭은 지난 10년의 연평균과 동일한 수준이다.

화석연료 사용량이 줄면 온실가스 농도가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 깊숙한 곳에 저장돼 있던 석유·석탄·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는 산업혁명 이전에는 지구 탄소순환에 참여하지 못했다. 산업혁명 이후 세계 곳곳에서 화석연료에 불을 붙이면서 이산화탄소가 급격하게 방출돼 기후변화의 원인이 됐다. 따라서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들면 그만큼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리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기대다. 지출을 줄이면 예금 잔고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화석연료 사용이 감소했는데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한 것은 기후재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에게 실망감을 안겨준다.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화석연료 의존을 탈피하고 새로운 에너지 공급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해석은 분분하다.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머무르는 시간이 5년에서 최장 200년으로 길어서 화석연료 사용량 감소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통장의 잔고가 수입과 지출 모두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과 같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의 3배가 넘는 탄소를 저장한 토양은 식물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숲과 농경지가 사라지면 지구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감소하게 되는 이유다. 동전의 양면처럼 토양은 또 다른 탄소배출원이 되기도 한다. 수백, 수천년 동안 토양에 안정화돼 있던 탄소가 부적절한 농경활동에 의해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대기로 방출될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에 의해 토양 유기물 분해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토양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화석연료 연소에 의한 방출량의 30∼40%로 추산될 만큼 막대하다. 이렇게 토양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 연소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무엇이 다른가? 모두 동일한 온실가스다. 하지만 우리는 토양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무시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평가와 저감 등 관리의 어려움이 큰 탓이다.

토양은 인류 생존에 필요한 식량 생산과 수자원 보전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우리가 기후변화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기후재난에 의해 식량과 수자원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토양의 식량 생산과 수자원 보전 기능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토양에 저장된 탄소의 양과 토양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모두 고려하면 기후변화 시대 토양이라는 유한자원의 가치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이 숫자 놀음으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온실가스 농도 감소로 이어지려면 토양의 탄소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최우정 (전남대 기후변화대응농생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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