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탄소중립과 푸드시스템

입력 : 2021-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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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포함 가공·유통·소비 아우른

복합적인 탄소 절감 대책 내놔야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고 약속했다. 탄소중립이란 산업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그래도 배출되는 잔류 온실가스는 흡수 또는 제거해 실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산업부문에선 탄소배출 절감대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농축산업분야도 다양한 방안을 찾고는 있지만 생산단계 위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농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의 2.9%를 차지할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농축산업 생산뿐 아니라 식품의 소비·수입·가공·수송·유통·폐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26%에 이른다. 따라서 농업분야 탄소배출 감축대책은 단순히 생산단계에만 머무를 게 아니라 소비·가공·유통·수송·폐기를 포함하는 푸드시스템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정밀농업 확산, 환경친화적 농업 확대, 벼 재배 간단관개(논물 조절 재배), 저메탄 사료 개발, 전기·수소 농기계로의 전환 등을 내용으로 하는 농식품 탄소중립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는 푸드시스템을 포괄하는 방향에서 세부 정책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식량 낭비를 줄이는 일이다. 농식품은 생산·가공·저장·유통·소비 과정에서 20∼30%가 낭비된다. 최근 국내에서 개최된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농업분과에서도 식량 낭비 줄이기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1인당 음식 쓰레기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먼저 작물 수확 후의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저장단계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선별·포장 단계에서 폐기되는 등외품 농산물의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농산물값 폭락 때 산지나 유통 단계에서 폐기되는 농식품의 활용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소비단계에서도 조리과정과 저장·잔반 등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감축해야 한다. 농식품 낭비를 줄이는 것은, 탄소배출 감축과 더불어 식량자급률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농식품 유통과정 합리화도 탄소배출 감축에 도움이 된다. 현재 농축산물은 주로 도매시장을 통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 유통과정에서 손실이 크다. 또 산지에서 출하된 농산물이 도매시장을 거쳐 산지로 회귀하는 경우도 많다. 로컬푸드처럼 농식품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는 효율적 유통체계를 확대한다면 수송과 폐기에 따른 탄소발생을 감축할 수 있다.

포장 합리화도 중요한 과제다. 지금은 포장이 상품을 보호한다는 측면을 넘어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포장은 상품성 제고를 위해 필요하지만 본래의 기능을 넘어선 과다 포장은 쓰레기는 물론 다량의 탄소를 발생시킨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유통과 배달음식이 확대되면서 포장 쓰레기가 증가하고 있다. EU에선 일찍부터 농식품 유통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용기의 사용이 일반화했다. 우리도 농식품 생산부터 가공·저장·유통·소비 단계까지 일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포장용기를 개발해 활용해야 한다.

이처럼 농식품분야도 생산에서 소비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다양한 탄소절감 대책을 수립, 시행해 2050 탄소중립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대책은 불편함과 비용을 수반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신기술 개발에 따른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푸드시스템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김동환 (안양대 교수·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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