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강화되는 미국의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

입력 : 2021-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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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환경개선 농가 적극 지원

한국도 관련 예산·조직 확충해야

 

미국 농정에서 농업생산과 밀접히 연계된 환경보전 정책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1985년 농업법(Farm Bill) 개정으로 ‘환경보전(Conservation)’이 독립적인 항목으로 신설된 이후 미 농무부(USDA)는 환경보전 프로그램을 위한 예산과 관련 조직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추세다.

우선 환경보전 프로그램 예산은 연평균 59억달러(약 6조5525억원)로 전체 농업부문 재정지출액의 6.8%를 차지한다. 국민 영양, 작물보험, 품목별 농가지원에 이어 4번째로 큰 비중이다. 특히 환경보전 프로그램은 2018년 농업법 개정 당시 주요 농업정책분야 중 재정지출액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조직 측면에서 보면 USDA는 2018년 농업생산과 환경보전 업무를 연계해 관장하는 차관급 직제를 통합 신설했다. 친환경적 농업생산의 중요성을 고려해 전통적인 농업지원 정책과 환경보전 정책이 유기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한 것이다.

USDA의 환경보전 정책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정부의 정책지원을 받는 모든 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 환경보전 의무준수 차원의 규제정책이다. 다른 하나는 농가의 자발적인 환경보전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형 지원정책이다.

먼저 가격·수입 보전 직불금, 작물보험료 지원 등 미국 정부가 펼치는 농정정책의 지원을 받는 모든 농가는 토양 보호 등 기본적 환경보전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는 농가들에 기본적인 환경보전 의무 이행을 요구함으로써 농업지원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 미국은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형 환경보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비옥한 토양, 깨끗한 물과 공기, 생물다양성 유지 등은 농업생산과 농촌경제 유지에 필수적 조건인 동시에 국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인센티브형 지원정책은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참가 여부를 결정해 정부와 협약을 하는 형태다. 농가들은 스스로 환경보전계획을 마련하고 환경 개선 정도에 따라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차등 지급받는다. 이는 농가들이야말로 환경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주체라는 전제에 기반한 것이다.

특히 미국 농가들은 환경보전 실천계획을 작성하는 단계에서 인센티브형 환경보전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USDA 산하 자연자원보전국(NRCS)의 지역사무소와 긴밀히 소통하며 지원을 받는다. 현재 NRCS는 전국 2900개 지역사무소를 활용해 환경보전 프로그램을 신청한 농가가 자신들의 여건과 특성에 적합한 환경보전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표준 매뉴얼에 따라 환경보전 프로그램의 사업 계획·집행·점검·평가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토양·물·대기·야생동물서식지·생물다양성 등과 관련한 정책성과를 매년 정리해 발표한다. 이렇게 미국 농정에서 환경보전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은 환경 관련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는 국민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우리도 환경친화적인 농업과 쾌적한 농촌공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농업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농업의 공공적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농가·지역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한 공익형 정책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해나가야 한다. 이는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구현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전략이다.

물론 농업과 연계된 환경·생태·경관 보전적 공익프로그램의 정책성과를 극대화하려면 미국과 같이 관련 예산과 조직을 확충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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