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얀마의 봄을 응원합니다

입력 : 202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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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국민, 국제사회 도움 호소

한국 농업계도 관심 갖고 지원을

 

몇년 전 미얀마에서 유학 온 여학생을 기억한다. 그는 농업공무원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장학금을 받고 한국으로 유학 와 박사학위를 취득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갔다. 순수한 웃음 속에서 미얀마 사람들의 순박함을 느낄 수 있었고, 열심히 공부하는 열정 속에서 그 나라 농업 발전의 원동력을 봤다. 우리나라가 우수한 인적자본으로 1970∼1980년대 산업화를 거쳐 지금 이렇게 발전한 과정을 돌아보면, 인재 육성에 힘쓰는 미얀마의 장래가 밝아 보였다.

미얀마에서 농업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다. 미얀마는 기후대가 다양해 60개 이상 품목의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특히 쌀은 미얀마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벼 경작면적은 전체 경지면적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다. 미얀마는 1930년대에는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이기도 했지만, 군사독재체제 아래에서 정부가 수출을 독점해 비효율성이 커졌고 낙후된 기술로 인한 생산성 정체 등으로 쌀 수출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최근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은 콩인데, 쌀과는 달리 정부 간섭이 거의 없어 농민들이 자유롭게 재배할 수 있어서 생산 및 수출 확대가 가능했다.

한국은 미얀마 농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얀마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은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농업·농촌 발전 경험 및 노하우를 미얀마에 전해주는 사업으로, 미얀마 마을주민 스스로 추진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주고 주민들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줬다. 이러한 농업협력 지원사업을 통해 미얀마 전역에 농업·농촌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최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진압, 국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에게 무차별적 실탄을 난사해 사망자수가 매일 늘어나고 있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발한 지는 100일이 훌쩍 지났고, 지금까지 그로 인한 사망자수도 이미 800명을 넘어섰다.

무력에 짓밟히는 힘없는 미얀마 국민은 국제사회에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과 유엔(UN·국제연합)·사회단체에서는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미얀마 사태에 대해 묵인 혹은 방조하고 있다. 여러 외신은 중국 정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신정부가 집권할 때 단절됐던 미얀마와의 외교 관계가 군부 쿠데타를 계기로 회복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상무역로 확장을 꾀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남아시아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에 미얀마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길목이다.

지금 미얀마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민주화 항쟁 역사의 장면이 떠오른다.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이 우리나라 민주화의 씨앗이 됐다.

한국이 흘렸던 민주주의의 피를 지금 다시 흘리는 아시아의 이웃 미얀마에 대해 우리는 관심 가져야 한다. 어떤 이해관계보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겪었던 아픔을 지금 치르고 있는 이웃에게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 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과 위상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한국 농업 발전 모델을 본받고자 노력했던 미얀마 상황에 대해서 우리 농업계도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대한민국표 농업기술에 이어 따뜻한 응원과 지원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강혜정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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