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DMZ 접경지역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입력 : 2021-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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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개발론자들은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생태론자들은 자연을 파괴하는 개발에 대해 반대한다. 양쪽 진영이 타협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지만, 사실 DMZ 지역의 현황을 잘 살펴보면 서로 대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DMZ는 획일적인 성격을 가진 공간이 아니다. 동부 산악지대는 울창한 산림과 함께 생태적으로 잘 보전된 지역이 있는 반면 중서부지역은 군이 효율적 경계를 위해 수목을 수시로 제거하기 때문에 생태적 가치가 높지 않은 곳도 많다. 또한 서부지역의 임진강·한강 하구는 DMZ 없이 남북 공동이용 수역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개발 및 보전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 볼 때 DMZ 주변에 대량 매설된 지뢰도 큰 변수다. 막대한 지뢰 제거 비용을 감안한다면 대규모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불가피하게 교통망이 통과돼야 하는 일부 DMZ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우 당장 개발의 필요성과 효용가치가 크지 않다. 따라서 생태적 보전 가치가 큰 DMZ 지역을 대규모로 개발하는 상황은 염려치 않아도 된다.

배후 거점도시와 동떨어져 있는 DMZ 지역에 산업단지나 신도시를 새롭게 건설하기보다 접경지역 거점도시와 연계해 개발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타당하다. 따라서 광대한 지역을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망 주변을 중심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노동력 공급도 쉽지 않은 DMZ 접경지역에 제조업 위주의 경제특구를 개발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철도·도로가 통과하는 지점이나 ‘개성-판문점 평화협력지구’ 같이 특별한 용도로 지정된 구역에 국한해 지뢰를 제거하고 제한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MZ 국제평화지대’에는 제조업 중심의 기존 남북협력 모델에서 탈피해 교육·지식·컨벤션·공연·전시 등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인재를 양성하는 경영·의료·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한류 붐을 활용해 외국인에게 케이팝(K-POP)·영화·한국어·한국문화를 가르치는 국제학교 유치도 생각해볼 수 있다.

접경지역 중 개발이 집중적으로 진행될 곳은 어디일까.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경의선 축은 한반도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핵심지역이다.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상황을 가정해본다면 서울·경기·인천 등 남한 수도권 도시와 평양·남포·해주·개성 등 북한 거점도시들이 긴밀하게 연계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경의선 축을 중심으로 여객과 물류의 급속한 확대가 예상된다.

서울-평양 구간은 다중 철도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 경의선을 현대화하거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을 연장해 서울·경기북부와 개성·사리원·평양을 연결하고, KTX 신(新)경의선을 신설하거나 GTX-D 노선을 연장해 서울·경기남부와 해주·남포·평양을 연결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주요 교통망이 통과하게 될 파주·김포·강화 등 서부 접경지역은 남북교역의 중심지로서 다양한 형태의 공동시장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북한 접경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갖고 와 수도권에 공급하는 농식품 가공산업 육성도 유망할 것이다. 해주-개성 지역에 남북 산업협력 벨트가 형성되면 한강 하구와 경기만 일대는 물류·유통의 핵심거점으로서 남북 경제공동체의 주요 무대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민경태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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