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푸드플랜이 성공하려면

입력 : 202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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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맞춤형 먹거리 정책 필요

생산자·소비자 연계 모델 개발을

 

푸드플랜(먹거리 종합계획)은 공익직불제와 더불어 현 정부의 대표적 농업정책이다. 푸드플랜은 먹거리의 공공성을 높이고자 생산·유통·급식·소비에 있어서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상품·사람·환경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해 지속가능한 농업·사회·환경을 실현하는 정책이자 전략으로도 정의된다.

따라서 푸드플랜은 식품의 생산·가공·물류·도소매·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은 물론 식품 안전성문제, 식품 폐기물 처리 같은 환경문제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푸드플랜은 이처럼 광범위한 분야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아직도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또 정책 정의가 내포하듯이 지나치게 정부 주도형으로 진행되면서 우려스러운 점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푸드플랜에 대한 몇가지 문제점을 짚고 개선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첫째, 푸드플랜이라는 용어의 적절성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외국에서 푸드플랜은 밀(Meal) 플랜, 다이어트 플랜 등 주로 음식 섭취와 관련된 계획을 의미한다. 식품정책과 관련해선 ‘먹거리 정책(Food Policy)’ ‘먹거리 전략(Food Strategy)’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적절한 용어 선택이 필요하다.

둘째, 푸드플랜은 지역의 인구·농업 등 제반 여건에 따라 적합하게 제시돼야 한다. 지금의 푸드플랜은 일정한 모형에 따라 획일적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 대도시·중소도시·농촌의 먹거리 정책은 지역 여건에 따라 각각 특색 있게 수립·집행돼야 한다. 특히 소비기반이 부족한 농촌지역은 로컬푸드 위주의 푸드플랜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들 지역은 농식품의 지역 내 순환 구조보다는 지역 외 판매가 보다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의 푸드플랜은 로컬푸드와 연계돼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도 지역생산·지역소비의 완결 구조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지역 내 생산·소비의 순환 구조를 추구하면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한다.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거나 지자체가 예산으로 메우는 형태가 되기 쉽다. 따라서 지역별로 새로운 작부체계 확립 등으로 생산기반을 마련하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푸드플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넷째, 우리나라는 먹거리 생산·유통에 있어서 공공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우리가 참고하는 미국·유럽은 도시에서의 식품정책을 기존 시장 위주의 푸드시스템을 보완하는 방향에서 추진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존 유통시스템을 보완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어 비효율이 우려된다. 푸드플랜은 기존 민간 유통기능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먹거리의 공공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시행돼야 한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푸드플랜은 학교급식·공공급식·로컬푸드 등을 추진하면서 기존 생산자단체를 활용하지 않고 푸드통합지원센터 같은 새로운 조직을 설립·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기존 조직을 이용하지 않아 비용이 증가하고 공조직이 갖는 운영상 한계가 따른다. 푸드플랜 관련 조직은 운영 효율성과 비용 등을 면밀히 검토해 최적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

푸드플랜은 일정 부분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친 행정 위주의 접근은 효율성을 저해해 비용이 늘어나고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면서 지역 내 생산자·소비자가 연계하는 다양한 형태의 푸드플랜 모델이 개발되기를 기대해본다.

김동환 (안양대 교수·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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