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농촌마을의 새로운 기회 ‘쿨 플레이스’

입력 : 202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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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한적한 농촌’ 주목

시골마을 찾도록 특별함 더해야

 

봄꽃들이 만개했다. 봄 축제가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때다. 해마다 개최되는 전국 지역축제수는 대략 1000개가 넘는다. 축제는 지역의 명소화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두해째 축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취소되고 있다. 그만큼 지역민의 시름도 깊어만 간다.

2월말 서울 여의도에 새로운 쇼핑 공간이 들어섰다. 하루 평균 방문객수만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른바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급부상한 셈이다. 원인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집객 전략을 찾을 수 있다.

먼저,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시도됐다. 매장 동선은 최대한 넓어지고 전체 공간의 절반가량이 자연친화적인 휴식·문화 공간으로 꾸며졌다. 12m 높이의 인공폭포와 나무·꽃으로 채워진 실내 공원을 비롯해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는 유리 천장이 점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설치됐다. 기존 쇼핑몰들이 점포로 빽빽이 채워졌던 것과 차별화한 점이다. 물론 공간 면적에 견줘 줄어든 점포수 때문에 매출 기여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개장 첫날부터 높은 매출액을 올리며 새로운 쇼핑 공간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위 사례에서 두가지 요인이 눈길을 끈다. 첫째 ‘공간의 변신’이다. 지금까지의 쇼핑 공간이 많은 물건을 진열해놓고 파는 곳이었다면 새로운 쇼핑몰은 다양한 체험과 휴식까지 제공하는 힐링 공간으로 개념이 확장됐다. 재화보다 소비할 만한 가치를 지닌 콘텐츠를 공간에 배치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의 활동 욕구’다. 일일 방문객수에서 확인되듯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시기에도 사람들의 활동 욕구는 줄거나 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봄 축제를 찾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상춘객들의 욕구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캠핑 초보자를 뜻하는 ‘캠린이’ 등 캠핑족이 늘고 있고, 실제로 이런 욕구는 새로운 해방구를 찾아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다. 그렇다면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축제를 대신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이같은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킬 대안이 우리네 농촌에도 있지 않을까.

이쯤에서 ‘핫 플레이스’라는 공간을 떠올려보자. 사전적 의미로 핫 플레이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있는 장소를 뜻한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에서 핫 플레이스는 주의가 요구되는 공간이 됐다. 이제 특별함은 유지하되 감염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바로 ‘쿨 플레이스(Cool Place)’다.

쿨 플레이스는 핫 플레이스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고 찾는 이도 뜸해 한적한 곳이다. 이를 농촌에 적용해보면, 농촌마을의 쿨 플레이스는 자연친화적이고 한적하며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 된다. ‘집객’이 아닌 ‘분산’이 요구되는 시기에 이보다 맞아떨어지는 설정이 또 있을까. 게다가 사람들의 활동 욕구를 일으킬 만한 마을만의 ‘특별함’을 더할 수 있다면 쿨 플레이스를 통해 새로운 명소가 만들어지고 부가가치 창출 기회까지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것이다.

특별함은 대중의 관심과 방문 욕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의미를 마을 공간에 부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여기에 우리 마을만이 가진 고유한 문화가 더해질 때 효과는 배가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미 우리네 삶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그중에는 새로운 기회도 분명히 있다.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내는 공간. 쿨 플레이스가 그것이다.

김영만 (신구대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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