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입력 : 2021-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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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소규모 사육농 지원 강화

탄소중립형 생산시스템 구축을

 

<한국생업기술사전 농업편>은 한우를 ‘한국에서 사육하는 고유의 토종 소’로 정의한다. 한우는 한반도에서 기원전 2000년경부터 농경 및 운반 등의 역용으로 사용해오던 재래소이며, 다른 품종과 교류 없이 순종번식에 의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우’라고 불리다 광복 이후부터 ‘한우’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이처럼 우리 민족과 긴 역사를 함께해온 한우는 이제 국민들에게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을 공급하면서 농가소득에 기여하는 중요한 민족경제산업이 됐다. 한우 사육농가는 약 9만가구로 우리나라 축산농가의 71%를 차지하는 종주산업의 위치에 있고, 연간 생산액은 약 5조원으로 전체 축산업 생산액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한우산업의 외형적 변화를 살펴보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육마릿수가 2010년 268만1000마리에서 2020년 320만마리로 25%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생산액도 2010년 17조5000억원에서 2019년 19조8000억원으로 13%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에 위기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앞으로 5년이 지난 2026년이면 미국산 쇠고기 관세가 제로(0)화되는 등 점진적으로 모든 쇠고기 수입 국가의 관세장벽이 사라진다. 쇠고기 수입은 이미 지난 20년간 크게 늘었다. 2000년 국내산 쇠고기(23만5000t)와 수입 쇠고기(26만2000t)의 생산량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20년 쇠고기 수입량은 41만9000t으로 국내산 쇠고기 생산량 24만9000t을 크게 상회하면서 자급률이 37%로 급감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55%에 이르고, 그중에서도 냉장육 비율은 26%에 달한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한국 국민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의식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2.9%가 ‘안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섭취 의향’은 61.1%, ‘신뢰도’는 64.5%로 나타나 한국인에게 미국산 쇠고기는 더이상 거부감이 없는 친숙한 식품이 됐음을 보여준다.

이런데도 한우산업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된 판단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미 지역에선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아무리 노력해도 신규 축사 설치가 어려운 상황인 데다 고령화한 소규모 한우 사육농가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타의에 의한 퇴출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산업인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번 무너져버린 한우산업의 기반을 새로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생산자·소비자는 대한민국에서 한우를 키우고, 한우고기를 소비하는 것이 단순한 ‘식문화’가 아닌 우리 민족의 역사성과 환경성을 지켜나가는 매우 소중한 ‘가치행동’이며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에 우선 20마리 미만 사육하는 소규모 한우 사육농가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단위 푸드플랜에 소규모 한우 사육농가를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형 한우생산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나오는 농식품 부산물의 자원순환형 사료공급체계를 갖추자는 것이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쇠고기를 학교급식이나 군납 등 공공 영역의 소비와 연결할 필요가 있다.

도시에서 청년주택 공급대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처럼 농촌에서도 ‘청년한우창업농’이 한우산업에 참여할 기회를 가시적이고 실질적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식량안보와 환경보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승헌 (한국생명환경자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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