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육류 대체식품에 대한 축산업계 대응

입력 : 2021-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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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생산비 절감 가장 시급

환경오염·악취문제 등 해결해야

 

세계 육류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선 2019년 가축에서 생산된 고기가 아닌 식물성 원료로 육류 대체식품을 만드는 회사가 상장됐다. 이에 앞서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2013년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 ‘비욘드미트’가 만든 치킨타코를 먹고 호평을 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했다. 유명 연예인들도 앞다퉈 투자에 나서면서 육류 대체식품은 이제 미래 대체육류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육류 대체식품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가축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근육세포로 배양하는 ‘배양육’이다. 다른 하나는 식물에서 단백질과 색소 등을 추출해 만드는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이다.

모두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저마다 단점이 적지 않다. 배양육은 세포를 배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속성 배양을 할 수는 있지만 성장호르몬을 사용해야 하고 배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도 쓰인다.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은 제조시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하지만 식감이 실제 고기와 차이가 있다. 고기 식감을 얻기 위해 상온에서는 고체가 되는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팜유 등 식물성 기름을 인위적으로 첨가해 실제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포화지방산·칼로리가 높아진다.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을 만드는 일부 기업은 공식적으로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사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국내외 육류 대체식품 시장은 배양육보다는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을 선택하고 있다. 배양육은 제조시간이 길고 제조비용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선 주요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널드·버거킹·KFC가 햄버거 패티용으로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인 비욘드미트·임파서블푸드의 제품을 쓰고 있다.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의 생산비용은 최근 들어 상당히 절감됐다. 임파서블푸드가 미국 버거킹에 공급하는 패티값은 일반 패티에 비해 1달러(1200원) 정도 비싼 수준이다. 반면 배양육 패티(140g)로 만든 햄버거값은 현재 500유로(약 66만원) 수준으로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너무 비싸다. 국내에서도 비욘드미트 제품을 수입해 팔고 있는 동원F&B뿐만 아니라 롯데푸드·풀무원 등 여러 식품기업들이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동물성 단백질인 육류를 생산하는 축산업계는 생산·도축·유통·판매 과정에서 사료·첨가제·동물약품·정액·기자재 등에 연관된 다양한 이들과 함께 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매우 단순한 생산구조를 가진다. 이를 통해 큰 수익이 창출되더라도 극소수의 기업이나 개인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기 쉽다.

그렇다면 국내 축산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어려움에 직면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통적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축산분야의 생산비를 절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다. 또 국내 축산업계가 직면한 환경오염, 가축에 대한 윤리문제, 악취 민원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같은 문제를 직접적으로 발생시키지 않는 육류 대체식품이 일정한 시장을 잠식할 것이다.

예전에는 채식주의자들만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을 선택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환경오염, 동물의 윤리문제 및 개인의 건강을 이유로 육류 대체식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육류 대체식품의 장점이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제 이는 개별 소비자들이 판단하고 감수해야 하는 문제로 남을 것이다. 국내 축산업계는 기본으로 돌아가 당면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김유용(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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